5화_어린시절5

교회에서의 인간관계

by 김솔현

나는 모태신앙의 감리회 교회를 다녔다. 아기때 부모님의 품속에서 세례를 받았고 아장아장 걸으면서 엄마 손 잡고 교회에 다녔드랬다.

어릴 때 다닌 교회는 횡성감리교회였다. 내가 산 곳은 횡성읍내. 집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언덕 위에 횡성 감리교회가 있었다. 사실 목사님은 생각이 나지 않고, 유아부라서 고교생 언니/오빠들이 돌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으로 분한 고교생언니/오빠들보다 또래들과 어울리는 게 좋았다. 그러나 나의 성격은 극내향인! 먼저 다가오지 않으면 내가 다가갈 줄 몰랐다. 다가가는 법을 몰랐다. 사실 40대가 된 지금도 어떻게 첫 인사 꺼낸 후 말을 주도적으로 이어가야 할지 모른다. 어릴 때부터 귀여운 외모와 수줍은 성격으로 뭇 아이들을 설레게 했나보다. 내 주변에 언제나 아이들로 둘러쳐 같이 다녔다. 어찌 보면 나를 잡으면 종교단체가 부모님까지 아이들이 데리고 오기 때문에 서로 전도하려고 했다.

때는 3살이 되던 때, 엄마와 손잡고 교회 한 켠에 마련된 교회실의 유아를 위한 방에 들어갔다. 거기엔 나와 비슷한 또래와 더 어린 아이들이 있었다. 구석에서는 엄마가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고 있기도 했다.

“어서오세요. 아구~ 얌전한 수현이 왔구나~ 어서와.”

먼저 온 젊은 아주머니가 인사를 나눴다. 나의 어머니도 참 젊었드랬다. 이 때 나이 엄마도 20대 중반이셨다. 풋풋한 어린 티가 조금은 남아 있을 나이셨다. 비슷한 또래의 인사한 아주머니와 그 아주머니 남자애는 몸을 배배 꼬며 어쩔 줄 몰랐다. 그는 나를 보더니 눈을 빛냈다.


‘머지? 기분 나빠.’

나는 생각했다. 때 마침 놀 친구가 생겼다는 듯이 바로 그 남자아이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난 엄마 품으로 숨었지만 엄마가 드러내게 해서 그 남자애 앞에 드러나게 되었다.


“괜찮아. 놀고 싶나보지. 여긴 안전해. 이 아줌마 아들이랑 놀아. 우리 애가 겁이 많아서요. 아들이 개구쟁이인가봐요?”


엄마들끼리 이야기 꽃을 예배 중간마다 피었다. 찬송가를 들으며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셨다. 그러나 어린 나와 남자애는 어려운 설교가 귀에 들어올 일이 아니였다. 그래서 그 개구쟁이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야, 너의 이름이 뭐야? 난 철호라고 해.”

“나? 수현이라고 해.”

“수연? 흔한 이름이다.”

“아니, 수현이라고.‘현’이야!”

“응! 수연아.”


염장질렀다. 지 멋대로 이름을 바꾸는 재주가 있다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여자이름으로 수연을 많이 쓰고, 수현은 남자이름으로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꼬맹이가 그걸 알았나? ‘수현’이 남자이름으로 많이 써서 ‘수연’으로 한 거였던거야?

어쨌든 이름 잘못 불리면서 난 교회예배 시간에 철호라는 처음 만난 남자애와 초면이 아니게 놀았다. 유아 예배실에 아무것도 없어서 나와 철호는 밖으로 나와 교회에서 제공해 주는 놀이터로 향했다.


“멀리 가지마.”


먼저 나가서 늠름한 척하며 앞서 가는 철호는 내 옷깃을 붙잡고 이끌었다.



교회놀이터에 가니 벌써 지루해서 나온 3-5살의 어린이들이 모여서 놀고 있었다. 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언니들이 벤치에 앉아서 노닥이고 있었다. 나와 철호는 비어있는 미끄럼틀에 가서 타면서 상상 속 피터팬으로 분해서 말을 주고 받으며 상상력을 발휘했다. 미끄럼틀에서 뛰어내리기도 하면서.

둘이 잘 노니까 다른 곳에서 놀던 아이들도 합세를 했다. 그래서 하나의 해적단과 피터팬 무리가 되어서 도망도 치고 마법 낸다고 장풍 쏘는 손을 내기도 하며 재미있게 놀았다.

벤치에서 노닥이며 손에는 뜨개질을 하고 있던 언니들은 여럿이 모여 뭐라 중얼대며 노는 모습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이야기 짓는 숨은 능력이 있는지 이 때에 몰랐지만 재미는 있었다.

정신없이 놀다 보니 어느새 예배시간은 다 끝나가고 있었다. 뛰어 놀며 숨차한 나와 철호는 상상놀이를 그만 두기로 했다. 다른 아이들도 하나 둘씩 사라져 있었다. 그 때 각자의 엄마가 이름을 불렀다.


“수현아, 점심 먹으러 가자. 오늘은 잔치국수래. 먼지가 잔득 옷에 꼈네. 털자.”

“철호야, 잘 놀았어? 땀 난거 봐. 바지는 왜 먼지 투성이고.”


각자의 엄마는 자신의 자녀들의 먼지를 털어주고 같이 교회식당으로 손을 다시 잡고 걸어들어갔다.


“수현아, 다음에도 놀자. 피터팬 놀이 참 재밌었어.”

“그래!”


나와 철호는 자신의 엄마 손을 잡고 배시시 웃음 꽃을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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