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_어린 시절6

성경학교와 캠프

by 김솔현

비슷한 시기에 교회를 열심히 다니면서 교회에서 하는 행사는 빠짐없이 참여를 했다. 특히 정기적으로 하는 여름방학 때는 여름성경학교와 캠프를 다녔고 겨울은 겨울 성경학교를 다녔다. 겨울 성경학교는 기간이 짧았고 사실 엄마가 겨울은 춥다고 잘 보내지도 않았다.

유치원을 다니며 교회까지 다니니 참 바빴다. 그만큼 친구들과 어울리기에도 바빴다.

단지 우리집이, 우리 가족이 독실한 기독교를 믿어서가 아니라 엄마는 내가 다양한 경험을 하며 친구들도 만들기 바랬다. 그러나 경험은 경험이지만 친구들은 잘 사귀고 놀았지만 그 기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꾸준히 얼굴을 봐야 친해진다. 하지만 친해진 친구들은 그 다음해, 그 이듬해엔 나오지 않았다. 나는 꾸준히 성경학교를 다녔다. 고학년이 될 때까지. 그래서 실망을 했고 왕 내성적인 난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다. 또 내가 좀 인기가 있었다. 어딜가나 주변에 아이들이 둘러서 있긴했지만 그 속에서 외로움도 느끼고 있었다. 그 덕에 나는 어른들이 눈여겨 본 거 같다. 범상치 않다면서. 그다지 그 당시 리더십도, 말도 잘 하는 편도 아닌데 순수한 성격과 귀여운 외모가 한 몫을 했나보다. 그 속에도 자신에게 관심표현이라고 하나? 괴롭힘도 생기기 시작했다. 왜 이러나 싶어서 어린 나이에 심리책을 찾아보았다. 어린아이의 괴롭힘은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라고 나왔다. 그래서 괴롭히는 아이에게 “나 좋아하냐?” 되물었다. 그 때마다 “우우우우”소리를 했다. 이건 또 어떤 반응으로 봐야 한단 말인가. 아이들의 반응이 어린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엄마도 책과 같은 반응으로 나를 안심시켰다.


40대가 된 지금도 겉모습이 10살이나 어리게 보이고, 생각도 그 나이에 맞는 통념이 있다한다. 그러나 난 그 통념이 잘 모른다. 가끔 나와 비슷한 또래의 말을 듣다 비슷한 연령의 타인에게도 같은 말을, 문장을 들으면 놀라워한다. 그래서 또 묻는다. 왜 같냐며....그게 사회적으로 서로 통하는 통념이라고 한다. 그 상대방도 놀란다. 같은 생각을 서로 공유하고 있지만 난 그 같은 생각들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도 그렇겠지만 몰개성적으로 자신의 특색이 없어지는 것 같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근데 이 태도가 그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 특이하게 보였을지도?

이 비판적인 태도는 점점 어릴 때, 초등학교애 입학하기 전부터 생기기 시작한 거 같다. 교회목사님이 뭐든지 ‘비판적’시각으로 보려고 하고 ‘이건 왜 꼭 이래야하지?’하는 비틀어 생각해 보기도 하란다. 난 이 가르침을 아마도 충실히 따랐나보다.

이런 톡톡 튀는 생각이 ‘이상한 아이’와 ‘재밌는 아이’로 나뉘었다. 내가 이중성으로 평가를 받아서 아이들이, 어른들이 호기심을 갖고 다가온 거 같다.

“수현아, 설거지 하러 가자.”

성경캠프는 고학년 언니, 오빠들이 주장으로 삼아 그보다 어린 아이들을 통솔했다. 이 때 점심식사를 직접 같은 조가 된 아이들과 같이 먹고 난 후 뒷정리할 때였다. 이 때 나이가 아마도 6살이였던 거 같다. 한 언니가 나를 포함해 2명의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수돗가로 향했다. 양손에는 많은 그릇을 들 수는 없어서 서로 나눠서 설거지할 그릇들을 들고 언니 뒤를 따랐다. 5학년 조장 언니는 좀 더 많은 설거지 거리를 들었다.

“그럼 여기 넣고, 넌 키가 작아서 세면대에 안되겠다. 좀 기다리고 여기 올려서 트리오라는 여기에 수세미 발라서....”

5학년 조장언니가 설명을 했다. 난 이 때 설거지라는 걸 처음 조장언니에게 배웠다. 난 30대 전까지 엄마가 날 주방에 물을 묻히지 않게 했다. 아주는 아니고 살짝 미신 비슷한 걸 믿으신다. 물 묻히면 시집 가서도 물 묻히고 산다며, 나는 그러지 말라고 말이다. 시댁에서 편하게 살려면 일해야 한다며 커리우먼이 되길 바라셨다. 자신은 아버지로 인해, 어린 자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셨다. 아빠가 또 맞벌이는 싫어하셔서 외벌이로 아버지가 열심히 일하셨다.

언니의 지도 하에 나도 그릇을 씻기 시작했다. 덜렁이와 완벽에 그 중간언저리에 있던 내 성격은 뽀득뽀득 깨끗하게 해야 한다 생각했다. 당연히 깨끗하게 해야지. 열심히 닦았다. 난 뭐든지 열심히 하였다. 그 덕에 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느렸다. 대부분의 그릇은 조장언니가 다 하긴 했지만 내가 한 게 자신보다 더 깨끗한 거 같다며 놀라와하기도했다. 그러나 그 언니 5그릇 씻을동안 난 2그릇을 씻어주는 데 그쳤다. 다른 아이들은 3그릇을 씻었다.

각종 훈련이라는 활동을 하고 1박2일, 2박3일로 숲속에서 생활을 했다. 밤에는 캠프파이어도 하고 장기자랑과 단합을 요하는 활동을 많이 했고 잘 어울렸다. 무난한 성격으로 잘 섞였지만 시기 질투하는 무리는 어딜가나 있기 마련이다.

나의 인기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뉘었다. 그렇다고 나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아부 할 이유가 없었다. 구걸하며 인기를 얻기는 싫었고 내가 사람들에게 나를 좋아해 달라고 한 적이 없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모였다.

그덕에 내가 못 배운 건 새로운 환경에서 나홀로 있을 때 새로운 사람에게 다가가서 친구가 되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다는 거다. 그러고 보니 부모에게 배운 것보다 밖에서 남에게 배운 게 더 많네. 그 당시 젊었던 부모님도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 다 내가 성인이 된 후에 몰랐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를 밖으로 뱅뱅이 돌렸다고 그래도 잘 커서 행복하다고 하셨다.

이렇게 성경학교와 캠프를 통해서 자립심을 배운 시기였다. 부모 도움 없이 야생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말이다. 더불어 내가 잠자리를 엄청 가린다는 것도. 캠프가서 통 잠을 못잤다. 매 번 밤을 샜다. 다들 자는 데 나홀로 멍하니 있으려니 곤욕스러웠지만 잠이 안오는 걸.


고생스러웠으면서도 재미가 있었던 어린 시절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성경학교와 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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