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이 되었다. 난 여전히 우등생겸 모범생이였고 주변에는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몰고 다녔다. 난 이게 한 편으로 좋으면서도 싫었다. 내향적인 내가 학교 선생님들에 의해 외향적으로 키워지면서 그 중간으로 성향이 바뀌는 시기이기도 했다. 발표를 많이 시켰고, 아이들을 통솔해 보라고도 했다. 학생회 부회장도 해 보라는 권유가 있었으나 고사했다. 우리 집이 학교회장까지 할 여력이 되지 못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이 있어서다.
“말씀은 고마운데 고사하겠습니다”
나를 부자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그랬다. 엄마의 전략이 통했다. 옷은 명품 브랜드는 아니였지만 옷태가 내가 몸매가 좋아선지 예뻤다. 그래서 다들 내가 입은 옷이 명품인줄 알고 옷에 붙은 태그까지 확인하기 이르렀다. 난 솔직하게 명품이 아니라고 했다. 명품 옷을 입은 아이들은 오히려 나와 있으면 초라해 보일 정도여서 뭔 차인가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있었다.
당당함, 자신감, 그리고 옷을 맵시있게 보이게 하는 적당한 체격.
나는 내 자신을 이렇게 분석했다.
그러나 난 시련이 생겼다. 아이들이 나를 그냥 지나가는 데 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너무 황당했다. 아무런 잘못도 한 게 없고, 이 아이들은 내가 아는 애들이 아닌데 모르는 사람을 때리니 말이다.
“뭐 하는 짓이야? 왜 머리 때려!!”
나는 나의 뒤통수를 때리고 도망치는 아이를 뒤따라 잡아서 다그쳤다. 그래서 얻은 정보는 .... 박은정 이라는 아이의 추종자란다. 이 아이의 대적이 나란다. 그래서 꺼지라고 그런다. 뭐야.... 나도 나를 따르는 무리가 있지만 이렇게 이용하지 않았다.
이런 괴롭힘은 계속 되어 참다 폭발해서 다른 반에 있는 박은정이라는 아이를 찾아나섰다.
‘얼마나 잘났기에 나에게 이런 수모를 주는 거야! 당장 때려주겠어!!’
그래서 그녀가 있는 5-2반으로 향했다. 나는 이 때 5-6반 이였다.
“야! 박은정이라는 년 나와!”
소리를 냅다 질렀더니 아이들 속에 파 묻혀 있던 한 여자아이가 나에게 다가온다. 순간 난 헉하고 한 숨을 쉬었다. 춘향뎐에서 묘사한 춘향이가 환생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곱게 생겼다.
“응, 내가 박은정이야. 어머나, 김수현이라고? 나 너 만나고 싶었어!”
그러면서 내 손을 보드라운 손으로 잡는다. 참 보드라웠다. 난 매끈한데. 순간 이아이가 일을 잘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
“너, 애들 시켜서 나 괴롭히라고 했니?”
“아니, 난 그저.... 네가 나를 찾길 바랬을 뿐이야.”
‘뭐야, 시켰다는 거잖아? 내 스스로 지금처럼 찾아오기 바라다니.’
완전 여우였다. 그러면서 학교 인기순위도 체크하고 있었다. 1위는 나고, 2위는 지라고 불만이 있었다. 나는 예쁘장하고 귀여웠지만 강했고, 이 아인 고왔고 하늘하늘 했고 여우였다.
그래서 아무말도 못하고 추종자 잘 다스리라고 하고 내 반으로 돌아갔지만, 괴롭힘은 그 아이가 전학가기까지 괴롭혔다. 박은정도 나를 보더니 반했다고 해서 이번엔 남자아이들이 질투어린 시선과 괴롭힘이 있었다. 와 ..... 내가 멋진 걸 어쩌자는 거야? 당당함. 자신감 차있는 태도가 약간 어딘가 부족한 그녀를 자극했나보다.
박은정은 아버지가 공군 장교라서 1년 반만에 경기도 일산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러나 소문은 엉뚱하게도 내가 사는 곳에도 있는 ‘일산초등학교로 전학갔다’고 났다. 일부러 아이들이 그렇게 소문냈다. 내가 그 소문에 일부러 거기까지 가느냐 했더니 제대로 이야기 해 준다. 이 소문에 속은 등치 큰 여자애는 자신의 무리를 몰고 정말 일산초등학교에 가서 뒤짚어 버렸다. 그래서 교장님들끼리 이야기가 있었고 그 등치 큰 여자애와 나머지는 정학과 근신을 받았다고 또 소문이 났다. 자신들이 좋아하고 받들었는 데 아무런 말도 없이 날라서 화난거였다.
‘인기가 좋은 것만 아니라, 거기에 따르는 책임도 있구나.’
이 사건을 보고 난 이렇게 인생을 배워나갔다.
나의 인기는 박은정이 전학가서도 계속 이어갔다. 대적자가 없었다. 남학생이 있긴 했고 학생회장도 할 정도로 부잣집 아이였지만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또 이 남학생은 나를 의식했지만 내가 관심 갖지 않으니 지도 갖지 않은 척했다.
나는 나를 둘러싼 무리들을 활용하지 않았다. 그냥 나를 좋아서 모은 거지 이용할 생각이 없었기에 순수한 모습이 더 나를 높였나보다. 같이 놀아주고, 잘 들어주니 연애상담?도 있었다.
“나 .... 얘 좋아하는 데 어떻게 하면 나에게 관심 끌까?”
뭐 대체로 들어온 상담은 이랬다. 그리고 그 아이와 썸 타면서 자신의 맘을 몰라주는 것에 대한 속상함 같은 거. 나는 .... 참 그런 쪽에 무심했다. 나를 좋아한다는 남자아이들은 곧잘 있었지만 마음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괴롭힘을 당했다. 남자애들이 왜 괴롭히나 했더니 좋아해서 라고 심리서에서 그러더라. 관심 끌기란다. 하.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초등학교의 나의 인기는 호불호가 갈려도 계속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