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서 초등학교까지 걸어서 20분,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었다. 어쩔 땐 천천히 걸으면 30분도 걸렸다. 이 거리를 걸어다녔다. 버스는 정류장이 따로 없어서 위험하기도 했다. 중간에 세워서 내렸기 때문이다. 버스 정류장이라는 팻말도 없었다.
혼자서 걸어서 갔다. 가다가 반친구를 만나면 같이 걸었다. 그렇게 같이 걸어가다 보면 붙는 아이들도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았다. 처음에 혼자였다가 5명이서 손 붙잡고 학교 후문을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후문/정문에서 암호 마냥 국민의례-이거 90년대에 학교에서 시켰고 고학년 언니,오빠들이 지켰다.-를 제대로 외워야 학교 운동장에 발을 내 딛을 수 있었다. 지금도 초등학교에서 국민의례를 외우고 학교 안으로 들이는 희한한 관례가 있을까?
내 생각은 학교 등교보다 하교 시간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통정리하는 어머니들이나 교통순경도 없고, 그냥 무방비한 시간이였다. 차들도 쌩쌩 다니지만 나와 내 친구들은 빨리 갈 수 있는 시간 단축할 수 있는 골목으로 걸어갔다. 거기에 별의별 일도 당했다. 어른에게 성추행도 당해보고-엉덩이를 치고 도망갔다거나 바바리맨 같은- 이상한 사람 꽤 지나쳤다. 어쩔 땐 혼자 걸어 가니 또 납치도 당할 뻔도 해서 전력질주로 도망친 적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끼리 머리를 굴려 삼삼오오 같이 하교를 하는 것으로 모았다. 당연히 같은 집 방향이여야 했다. 그 덕에 아이들은 안전했고 나쁜 어른들을 어쩔 땐 퇴치하고 도망쳤다. 근데 위험한데 이게 스릴만점이기도 했다.
어쩔 땐 친구들과 큰 소리로 학교에서 배운 동요를 부르며 하교를 한 적도 있다.
등교 할 때 보다 하교시간이 어린아이에게 위험한 시간이라 생각이 나이 들어서도 든다. 골목이 음침 한 건 아니였다. 가정집들 사이에 난 골목이여서 ....... 더 위험했던 건가?
어느 날, 나는 나홀로 돌을 차면서 하교를 하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날 따라 같은 방향으로 가는 다른 반 친구들이나 같은 반 친구들이 없었다.
‘아, 다들 일찍 하교를 한 거야? 아..... 나만 5시구나. 늦었네. 왜 선생님이 붙잡고 뭘 시키는 바람에..... 다음에 거절을 해야지.’
나는 중얼거렸다. 나는 일을 곧잘 한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에게 잘 잡혔다. 그래서 선생님이니 거절하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도와드렸다. 맨 처음 시킬 때는 그냥 재미도 있고 해서 했다. 그러나 거절을 하지 않으니까 어쩔 땐 수업도 빼 먹고 자신의 일을 시키기까지 했다. 방과 후에 남아서도 시험지를 채점한 걸 계산하고 합계 내는 일이 좀 많았다. 나 .... 이 때 내가 이과 머린 줄 알았다. 그러나...... 고교 때 확 드러난 나의 수학실력. 산수는 잘 하나 수학은 하나도 못한 문과 머리였다. 거기에 사회에 나오니 다시 산수를 잘 해야 했다. 이건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산수는 잘 했기 때문에. 수학도 산수가 기초지만 어려운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이 날도 남아서 선생님이 단순한 일 뭔 서류를 베낀 후 합계를 내 달라서 해주고 귀가 했다. 난 이런 날이 5학년 되면서 가끔 담임선생님을 도왔다.
툴툴 대며 돌을 차며 걷는 데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향해 뛰어 오는 거다. 낚아채려는 거 같아서 순간 그 젊은 아저씨를 피했다. 그래서 헛발 딛어서 꽈당 넘어졌다. 나는 순간 위험을 감지하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전력질주. 잡히면 죽는다! 진짜 죽는다! 내가 어디로 끌려 갈지도 모른다!!! 이 생각이 드니 등골이 오싹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애야~~좀 서 봐! 할 말이 있어!!”
이 말에 전혀 대답하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렸다. 우씨! 무서운데 대답하면 잡아 가려고??
그 젊은 아저씨도 나를 잡으려 뛰었다.
‘우왓! 저 아저씨 무지 빨라. 금방 잡히겠어. 다른 골목으로 지그재그로 뛰어야겠다.’
이 생각으로 나는 바로 다른 골목으로 접어 들어서 추격전이 제대로 시작 되었다. 이 골목 저골목 휘저었다. 그리고 막다른 골목에 맞이 하게 되니 앞이 캄캄해졌지만 뒤는 아저씨가 얘야! 하며 달려왔고 나는 빨리 두뇌를 굴려야했다. 그래서 결국 그 골목 옆 집에 대문이 빼곰이 열렸길래 그 대문 안으로 들어가 숨었다.
“얘 ..... 헉.....헉.... 엄청 빠르고 교활하네. 이렇게 휘저을줄..... 근데 여긴 막다른 골목인데 어디로 튄거야? 잘 못 내가 온건가?”
그 아저씨는 계속 두르번 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내가 땅을 꺼졌거나 하늘로 솟을리 없다며 계속 주변을 둘렀다. 대문 뒤에 숨은 나는 등에 식은땀이 다 났다. 20분정도 지났나.... 나를 찾은 아저씨는 골목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멀리 툴툴대며 가는 소리만 가늘게 들렸다.
“휴.... 큰 일 날뻔. 다시 조용히 나가고....내가 날씬해서 다행. 고대로 나갈 수 있으니.”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나도 땀 범벅이 되어서 안심을 하고 내가 집으로 가려는 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또 몰라 그 납치하려했던 아저씨와 반대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큰 일 날뻔했어. 이 시간대에 하교 안할 거야. 일찍 나가야지.”
나는 혼잣말을 하며 겁이 갑자기 밀려와 후드들 떨며 집으로 향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