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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쓰는 편지 No.9

현아, 감정을 잘 표현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렴

by 프로성장러 김양


현아,


엄마는 네가 감정을 잘 표현하고 감정 조절도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감정 표현만 지혜롭게 잘하고 다스려도 네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엄마 역시 너를 낳고 키우면서 말을 잘한다는 것과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래서 네가 어렸을 때부터 감정표현을 잘 연습할 수 있도록 마음카드와 무드미터를 활용하고 있어. 마음카드는 표정이 생생해서 직관적이고, 무드미터는 색깔을 활용해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인데 신선하게 느껴졌거든.


너는 마음카드도 잘 활용했고, 6세부터는 무드미터도 잘 쓰고 있단다. 에너지 레벨과 감정의 쾌적함 정도를 구분해서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의 색깔로 감정을 나누는 게 무드미터인데 네가 감정과 색깔을 잘 연결해서 놀랍기도 했어. 엄마도 네게 이야기할 때 감정을 색깔로 표현해 보니 화가 나는 감정이 금세 누그러지기도 하더라고.



무드미터



현아,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네 감정을 잘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이란다. 이건 매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지. 엄마도 가끔 너무 화가 나면 네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잖아? (부끄럽게도 말이야) 하지만 요즘에는 이렇게 글을 쓰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많아지면서 아무리 화가 나도 화를 내거나 소리는 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화를 내는 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말이야.


너무 화가 날 땐, 너도 엄마처럼 글쓰기를 한 번 해 볼래? 블로그나 SNS를 이용해도 좋고, 너만의 일기장을 사용해도 좋고 말이야. 왜 화가 났는지,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난 것인지, 그런 상황에서 네가 원하는 대응은 뭐였는지 등을 작성하다 보면 네가 누구에게 왜 자꾸 화가 나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단다. 어떤 것이든 "너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현명하게 화를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을 터득하면 좋겠구나.




현아, 네가 아무리 감정을 잘 조절하고, 잘 표현해도 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을 수 있다. 엄마 역시 주변에서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많이 만나거든. 아이도 아닌 어른이 말이야. 엄마도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폭발해 버릴 때도 있고. 사람들 앞에서 분노 조절을 못하거나 화풀이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엄마는 제일 먼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야. 그 사람이 아무리 권위적이고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 해도 그렇단다. 지식이나 학력, 명예와 권위 수준이 감정 조절을 잘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안다.


현아, 너는 부디 "화를 내는 것"으로 너의 인격과 명예를 더럽히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물론 화가 났을 때 무조건적으로 참으라는 뜻은 아니란다. 그 화를 잘 표현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지. 일적으로 만난 사람들에게는 어떤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껴 네 기분이 언짢았는지 잘 표현하고, 가까운 사이라도 네가 어떤 부분에서 왜 화가 났는지를 잘 설명해 주라는 뜻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를 지혜롭게 표현할 수 없다면 그럴 땐 화를 내지 말고 그냥 참아라. 그리고 화를 잘 낼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연습하렴.



현아, 네 주변에 분노조절 장애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가까이하지 말아라. 그건 병이고, 네가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거든. 일적으로 만나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절대 친분 관계는 쌓지 말란 뜻이란다. 혹시 네가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는 분노조절 장애자에 대응하는 법은 다음 글에서 알려줄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사랑하는 나의 딸아,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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