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신고 처리

최대 보름이 걸린대요

by 프로성장러 김양


누군가의 사망 신고를 해본 적도 없고, 아빠의 장례식 기간 내내 제정신도 아니었어서 장례사님이 전해준 말과 글을 귀담아듣거나 눈여겨보지 못했다. 장례사님이 사망 처리에 최대 15일이 걸릴 수 있다는 메모를 대문짝만 하게 적어주셨는데도 가족 중 누구도 이 사실을 인지하거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망 신고서 작성은 또 다른 슬픔이니까 최대한 미루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3주가 지나서야 엄마랑 언니가 아빠의 사망 신고를 한다고 했다. 언니가 캐나다로 떠나기 전에 각종 행정 처리를 끝내겠다고.


“사람들이 사망 신고서 작성하면 폭풍 오열한다던데 사망 처리에만 15일이나 걸릴 수도 있다니까 눈물이 쏙 들어갔어. 사망 처리가 안되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그러게, 아빠가 울지 말라고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선물인가?“


빨리 처리될 수도 있다고 하던데 일주일 동안 가족관계증명서에 적힌 아빠 이름 옆에 “사망”이라는 단어가 뜨지 않는다. 아직까진 “사망”이라는 단어만 봐도 눈물이 나는데 이제 그 단어를 기다리고 있는 꼴이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하네. 아빠의 연금, 보험, 재산 정리가 크게 복잡하진 않을 테지만 언니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처리가 끝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뭐 안돼도 할 수 없는 거고.

잘 되면 좋은 거고.

뭐든 순리대로 처리되겠지.

이제 어떤 일도 크게 서두르거나 아등바등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결국엔 나도 죽을 텐데,

싫어도 그게 삶이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 앞에서 쓸데없이 열심히 산 걸 제일 후회하던데,

그 시간에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걸 생각하면서....

나도 아등바등할 시간에 내 딸 얼굴을 한번 더 쳐다보고, 더 많이 웃어줘야겠다.

언니가 캐나다로 돌아가기 전까지 같이 의미 있는 시간도 많이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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