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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정신

가끔은 지친다

by 프로성장러 김양


구독자가 줄어도, 좋아요나 댓글이 없어도 365일은 계속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일에는 기쁨과 함께 묘한 허무함도 따라온다. 글을 쓰고 나서도 허공에 말을 던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한 줄의 반응도 없이 며칠이 지나고, 구독자는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기라도 하면 머릿속에서 이런 속삭임이 들려온다.

“내 글은 별로인가 봐.”

“나만 애쓰는 걸까?”

“계속 써야 할까?”


그럴 때마다 나는 가장 처음 이 길을 택했던 이유를 떠올린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쓴 글들이었다는 걸.


처음 ‘행복 키워드’를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삶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붙잡고 싶었다.

아빠와의 마지막 인사를 글로 정리하면서, 그리움과 아픔을 끌어안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아빠, 안녕’ 연재북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작별이 아니라, 내 안의 울음을 조용히 꺼내어 말 걸고 토닥이기 위한 여정이었다.


나는 알고 있다.

글을 쓰는 일은 나 자신을 위한 길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무엇이든 쓴다.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

그날의 마음, 그 순간의 감정, 지나가버릴 기억들을 붙잡아

“그때의 나”에게 다시 건네주기 위해서.


글을 쓰는 건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작은 버팀목이다.

반응이 없어도, 박수가 없어도 내가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식으로 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언젠가, 오늘 쓴 이 글이 먼 훗날의 나를 구원할지도 모른다는 실날같은 희망도 있다.


나는 존버 정신으로 계속 글을 쓴다.

지치고 힘들어도 쓴다.

혼잣말이라도 좋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위한 글을.

무슨 일이든 계속하는 것은 나 자신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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