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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마집? 부모님 댁?

by 프로성장러 김양

이제 아빠가 안 계시니까 내게 친정은 진정한 “엄마집”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아빠가 살아계실 때에도 친정을 주로 “엄마집”이라고 불렀었다.


왜 그랬을까?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는 그 사람의 생각을 대변해 주는 거라던데....

내겐 엄마에 비해 아빠의 존재감이 흐릿했던 걸까,

아니면 아빠의 존재가 너무나도 당연했던 걸까,

둘 다였던 거겠지....


괜한 심술인 건지,

이제 “엄마집”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싫어졌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친정이라는 단어를 쓰자니 그것도 어색하다.


아이가 할머니집에서 자겠다고 해서 나도 오래간만에 부모님 댁에서 잤더니 생각이 더 많아지고, 복잡해졌다.


이제 아빠의 부재가 조금씩 실감 나는 걸까?

더 이상은 아빠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다거나, 아빠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진 않다.

대신 아빠가 있었던 공간을 바라보며,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 아빠와 아빠의 물건들을 생각한다.

허전하고, 슬픈 기분이 든다.


날이 너무 맑아 좋은데 또 울적하네;;


아이랑 꽃을 꽂고 무드등을 만들며 이 시간이 그저 흘러가기만을 바라는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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