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했던 결혼 10주년 여행 끝!
여행에서 잘 돌아왔다.
리조트를 떠날 때에는 여행지에 조금만 더 머무르고 싶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더니 집에 오니 이 아늑함이 너무나도 편하게 느껴진다. 역시 여행이 아름다운 건 돌아올 안전한 집이 있어서인가보다.
밤 비행기를 타고 왔더니 여름 나라에서 겨울 나라로 순간 이동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여행에서 제일 힘든 부분이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생각만큼 이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아 놀랍기도 했다. 밤 비행기의 장점이자 매력. 아이가 비행기에서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잤다는 사실 역시 너무나도 감사한 부분이다.
“엄마, 태국 갈 때는 너무 멀었는데, 올 때는 빠르게 왔다, 그치?”
물론 바람의 영향인지 태국으로 갈 때 1시간이 더 길었던 비행이었지만 실제 소요시간과 상관없이 아이가 비행 내내 잘 자서 체감 시간이 생각보다 더 짧게 느껴졌나 보다. 아이가 신나 하며 비행기에서 내리니 나 또한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자고,
집에 와서도 씻고, 김치볶음밥 먹고 또 자고,
저녁 먹고도 또 바로 잘 수도 있을 것만 같다 ㅋㅋㅋ
아, 비루한 체력이여 ㅋㅋㅋㅋ
내일부턴 운동과 건강 식단으로 체력을 더더더더더 보강해야겠단 의지가 불타오른다.
마지막으로 여행에서 좋았던 것들을 떠올려본다.
여행 중 단연코 좋았던 것은 키즈 클럽에서의 다양한 수업과 그곳에서 만난 세계 각국의 아이들, 매일 아침 7시에 참여한 어른 요가 수업, 아름다운 비치, 선셋 아래에서 즐길 수 있는 저녁 식사와 어디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태국 사람들의 친절한 미소였다. 나 역시 늘 진심을 다해 웃고, 나 자신과 타인에게 언제나 친절한 태도를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남편이랑 매일 아침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테니스를 쳤는데 이 또한 너무 좋았다.
매일 아침 <이 진리가 당신에게 닿기를> 읽으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나갈지 생각해 보고, 영어 필사와 글쓰기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이어갔다는 사실 역시 감사한 부분이다.
뭐니 뭐니 해도 결혼 10주년 여행을 완벽하게 준비해 준 내 남편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비행기, 리조트, 식당 예약, 짐 싸기까지, 심지어 여행 중 빨래까지 해준 내 남편! 앞으로의 10년, 20년, 30년도 잘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