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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이후 찾아온 성장

발표 고자 벗어나기

by 프로성장러 김양


새로운 팀으로 옮긴 지 두 달 만에 임원 미팅에 초대받았다. 향후 데이터 업데이트 방향에 대해 보고하면 각 부서의 본부장님들이 자료 수집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였다. 팀에서 직접 조사하고 수집하는 데이터도 많지만 현업의 도움이 절실한 데이터도 있었기 때문.


사실 나는 발표 고자다.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하는 것 자체를 지나치게 힘들어해서 극도로 긴장도 한다.


그래서 11월은 매우 부담스럽게 지나갔고,

12월은 조금 부담스러웠으나,

어제 있었던 1월의 발표부터는 조금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알게 된 지식을 잘 전달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는 생산적인 기분이 듬과 동시에 나름의 보람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발표자료와 발표 자체를 준비하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욱 뿌듯했다. 11월 발표자료는 10월부터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계속 좌절하고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었는데 말이다. 이번에는 하루 종일 준비한 것도 아닌데 발표 자료를 3일 만에 완성했고, 발표 준비도 몇 시간 만에 끝냈다.


어제의 발표를 잘 마치고 돌아보니 힘들고 스트레스받았던 시간들을 잘 보냈기 때문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 시작하는 일은 부담과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배울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는 사실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발표 고자에서는 벗어난 것 같아 더더욱 뿌듯하다.


고로 임원 미팅에서의 발표는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매우 고무적이면서도 생산적인 생각이다!


계속되는 발표준비와 발표를 배움의 장으로 생각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고, 계속해서 성취감도 느끼고 싶다.






이제와 돌아보니 발표 고자에서 벗어난 것이 절대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 목소리를 찾고 발성 연습을 하는데 "희렌최널"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라디오 PD에서 진행자가 되기까지 본인의 연습 경험담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채널이라 도움과 위로가 동시에 됐던 것 같다.

한석준 아나운서가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에서 알려준 "모음 연습법"도 큰 도움이 되었다. 발성 연습은 몰아서 하지 말고, 하루 5분씩이라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에 따라 매일 출근길 차 안에서 내게 편한 목소리로 모음 발음을 연습했다.

한 때는 "말버스" 님의 유튜브 연상을 틀고 말을 그대로 따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 적이 있다. 이 분 목소리가 완벽한 저음으로 너무 좋다. 듣고만 있어도 힐링.

매일 저녁 아이에게 배에 힘 꽉 주고 정성 들여 좋은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다 보니 발음과 말하기 연습까지 동시에 할 수 있었다.

말하기를 잘하려면 생각정리를 잘해야 한다는 복주환 님의 <생각정리 스피치>는 예전에 읽고 크게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흥수 님의 <대화의 정석> 역시 말하는 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제 말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은 보지 않는다. 유튜브를 끊기도 했지만 반복되는 실천이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기 때문.


오로지 발표 고자에서 벗어났기 위해 노력해 온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임원 미팅에서의 발표 시간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삼아야겠다. 언젠가는 발표를 잘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도 있겠지:)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 것보다 더 행복한 기분이 또 있을까? 어제, 오늘은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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