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by 프로성장러 김양


주말 내내 늦잠과 낮잠을 자면서 힘든 마음을 달래고자 노력했다. 역시 효과가 있었다. 혹자는 자버리는 게 현실 도피라고 하지만 나는 힘들 때마다 일단 잠을 청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설사 잠깐의 현실 도피라 해도. 자는 순간만큼은 그 현실을 잊을 수 있고, 푹 자고 일어나면 에너지도 채워지니 얼마나 유용한 스트레스 해소법인가! 자기 전에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일들이 자고 일어나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업무에 대한 부담과 가족 일까지 겹쳐서 잠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으며 숨 고르기를 한 주말이었다. 겨울은 움츠러들기 쉬운 계절이라고, 추위에 약한 내게는 겨울이 너무나 잔인한 계절이라 그렇다고, 괜스레 계절 탓도 해본다.


주말에 늦잠과 낮잠이라는 횡재까지 누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기도 하다.

이제 아이는 내가 낮잠을 자려고 누워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아빠랑 게임을 하면서 놀기도 하고, 스스로 놀 때도 많다. 적당히 잤다 싶어 눈을 뜨고 일어나야지 생각하고 있으면 아이는 어느새 내 품에 달려와 안긴다.


그래, 적당한 쉼과 딸아이의 넘치는 사랑이 내게 가득 채워졌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주말이었다. 별생각 없이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 뻔했는데 생각해 보니 분명 행복 모멘트도 존재했던 주말이었다.


자다 깨서 곤히 잠든 아이를 쳐다보며 행복할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건조해서 부르튼 아이 입술 주변에 바셀린도 발라주고, 비염으로 고생하지 말라고 코에 오일도 발라주면서. 깨어있을 땐 너무 싫어해서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 아이가 잠들면 꼭 해줘야지, 하면서도 늘 내가 먼저 잠들어서 잘 해주지 못했던 일 중 하나인데. 오늘은 새벽에 자다 깨서 이런 사소한 것들을 챙겨줄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하다.


행복한 일을 짜내는 일이 어떤 날은 지나치게 사소해서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가, 오늘 같은 날은 너무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다른 날에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다.


결국 행복 키워드를 찾는 일은 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아와 마주하고, 그 모든 자아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불평을 없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