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자리 들여다보기
자리
사람이나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 또는
사람의 몸이나 물건이 어떤 변화를 겪고 난 후 남은 흔적.
걸어서 이십 분 거리 동네로 이사를 했다.
내가 살던 곳은 터만 남아,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장소가 또 하나 늘었다.
고등학교는 집에서 한 시간 반 거리
대학교는 두 시간 거리로 통학을 했다.
학교보다 통학길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더 오래 생각했다.
논현과 상암 등지에서 일곱 번 아르바이트를 했고
논현과 약수, 망원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일터에 가까워질수록 '천근만근'이었지만 막상 무얼 짊어진 지는 몰랐다.
그 밖에도 정해진 시간마다 가 앉는 자리
눈앞에 없는 사람이 떠오른 자리와 변화를 알아차리는 자리.
앉은자리를 들여다보면 내가 얼마나 무겁고 가벼운 사람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자리들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