蝶戀花
晏幾道 1030-1106
夢入江南煙水路
꿈속에 물길따라 강남으로 가서
行盡江南
강남을 다 헤매었어도
不與離人遇◉
헤어진 님을 만나지 못했죠.
睡裏消魂無說處
꿈속에서 용을 써봐도 말 한마디도 못했구요,
覺來惆愴消魂誤◉
깨어서도 서러워 내 정신이 아니더라구요.
欲盡此情書尺素
서러운 이 마음 편지 써본들
浮雁沈魚
하늘 기러기, 물 고기들에게 (편지전하자 해도)
終了無憑據◉
아무래도 믿을 수가 있어야지요.
卻倚緩弦歌別緖
늘어진 줄 따라 그리움을 전하고 싶지만
斷腸移破秦箏柱◉
단장의 슬픔에 가야금 오리발마저 깨졌네요.
109번 시와 같은 제목입니다만 내용은 서로 다릅니다. 접련화란 제목은 내용이 아니라 곡조명이기 때문입니다. 사의 제목은 이렇게 내용과 상관없이 곡조 이름일 뿐입니다. 이 곡조이름을 사패(詞牌)라고 합니다.
夢入 꿈속에서 江南煙水路 강남 물길로 가다.
行盡 다 돌아다니다. 강남을 다 뒤졌어도
不與 찾지 못하다. 만나지 못하다. 離人遇 헤어진 님을 만나다.
睡裏 잠자리에서. 消魂 무진 애를 쓰다. 죽을 힘을 다하여. 無說處 말할 곳이 없다. 꿈자리에서 비로소 임을 만났지만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
覺來 깨어서. 來는 백화에서 의미가 없는 어조사. 惆愴 슬프다, 서럽다. 消魂誤 죽을 힘을 다 했지만 허사가 되다.
欲盡 다하려 하다. 此情 이 심정. 書 편지를 쓰다. 尺素 짧은 편지.
浮雁 하늘의 기러기. 沈魚 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기러기와 물고기는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사. 기러기 발에 편지를 묶어 날려보내고, 물고기에 편지를 먹여 소식전했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한낱 전설에 불과한 그들에게 내 절박한 심정을 맡기기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당신을 그리는 마음이 하도 커서 저들에게 편지를 맡길 수 없다는 간절한 심정.
終了 끝내. 無憑據 의지할 바 못 되다. 기러기도 물고기도 믿을 수가 없다. 님을 향한 간절한 심정을 표현.
卻倚 의지하고자, 맏기고자. 緩弦 줄이 느슨한 가야금. 마음이 산란하여 악기소리마저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상황.歌 노래하다. 別緖 이별의 아픔. 그리운 심사.
斷腸 단장의 슬픔. 移 옮겨지다. 破 깨어지다. 秦箏 악기를 연주하다. 柱 가야금, 거문고 줄을 떠받치는 기둥, 오리발이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