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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를 우리시로 읽으세요 111

by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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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蝶戀花

晏殊 991-1055


六曲闌干偎碧樹

굽이굽은 난간에 푸른 나무 둘러쳤고,

楊柳風輕

수양버들은 바람에 하늘대니

展盡黃金縷◉

황금빛 버들가지 늘어졌구나.

誰把鈿箏移玉柱

누가 가야금 오리발을 흩었나?

穿簾海燕雙飛去◉

주렴 사이로 제비 한 쌍 날아간다.


滿眼遊絲兼落絮

버들솜 가득히 날아들고

紅杏開時

살구꽃 필 때면

一霎淸明雨◉

청명우 잠깐 뿌린다.

濃睡覺來鶯亂語

꾀꼬리 시끄럽게 우는 소리에 잠을 깼더니

驚殘好夢無尋處◉

사라진 꿈 속 님을 다시 찾을 길 없구나.


앞에서 柳永의 접련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접련화는 사패의 곡조이름이지 작품명이 아니다. 같은 제목으로 수많은 시인의 사가 지어졌고, 안수도 또 다른 접련화라는 작품이 있으니 그 사정을 알 수 있다.

晏殊는 북송의 문장가요, 학자요, 정치가이면서도 이러한 사를 지었으니 송사의 특징을 알 수 있다. 시적 화자가 여인으로 되어있지만 남자일 수도 있고, 상대자가 여인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남녀간의 연애시가 아닌 文人詩일 수도 있다. 구양수, 범성대도 그의 문하인이었다.


六曲 6굽이. 굽이굽이. 闌干 난간. 偎 가깝다. 碧樹 푸른 나무

楊柳 수양버드나무. 風輕 가벼운 바람. 바람에 가볍게 흔들린다.

展盡 펼쳐지다. 黃金縷 황금빛 수양버들.

誰 누가. 把鈿箏 장식이 화려한 쟁(악기)을. 移玉柱 오리발을 옮기다. 오리발은 쟁의 줄을 받치는 기둥, 오리발을 닮았음. 오리발을 잘못 만지면 연주를 제 곡조대로 할 수 없다. 그래서 님에게 내 심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음을 탄식하고 있다. 님을 사모하는 마음이다.

穿簾 주렴을 뚫고, 주렴 사이로. 海燕 바다 제비. 雙飛去 쌍쌍이 날다. 나는 홀로 외로운데 제비는 쌍쌍이 날고 있으니 제비만도 못한 자신이 더욱 서럽다.


滿眼 눈 가득히. 遊絲 버들가지. 兼落絮 날리는 버들솜과 같이. 버들솜에는 그리운 심정이 실려있다.

紅杏 붉은 살구꽃. 開時 필 때에.

一霎 한 순간, 잠깐, 지나가는 비. 淸明雨 청명절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 울적한 심사를 대유함.

濃睡 깊은 잠. 覺來 깨다. 鶯亂語 시끄러운 꾀꼬리 소리.

驚殘 놀라서 깬 잠. 비몽사몽. 好夢 황홀한 꿈. 님과 사랑을 나누던 꿈. 그 꿈을 깨운 꾀고리가 원망스럽다. 장자의 나비의 꿈, 胡蝶夢을 연상시킨다. 無尋處 찾을 길 없다. 황홀한 꿈에 대한 아쉬운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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