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를 우리시로 읽으세요 118

짝사랑

by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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瑞鶴仙

陸淞 1109-1182


시인은 연회에서 만난 기녀에 빠졌다. 그녀는 마침 잠자리에서 나온 모습이었지만 육송은 그 모습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였다. 이 시는 그녀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고백이다. 송사의 퇴폐적인 시풍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발그레한 얼굴에 베개자국 남긴 채

臉霞紅印枕

잠에서 깨어나니 머리마저 헝클어졌다.

睡覺來 冠兒還是不整◉

병풍 사이에 향불은 식어가고,

屛間麝煤冷

눈썹은 서러워 파르스름하고,

但眉峯壓翠

눈물은 흘러 화장을 지운다.

淚珠彈紛◉

규중에 낮은 길고

堂深晝永

제비가 주렴과 우물을 오갈 뿐-

燕交飛 風簾露井◉

말을 주고받을 사람도 없는데

恨無人說與

그대 생각에 요즈음

相思近日

옷은 더욱 헐거워졌다오.

帶圍寬盡◉


다시 생각해보니 사위는 등불은 휘장에 가물거리고

重省 殘燈朱幌

은은한 달빛이 사창을 비추는

淡月紗窓

그런 모습이었지.

那時風景◉

님 계신 길은 멀고

陽臺路逈

사랑의 꿈은

雲雨夢

기약할 수 없구나.

便無准◉

그대 올 때 기다렸다가

待歸來

꽃가지 가리키며

先指花梢敎看

가슴에 쌓였던 심사를 풀으리라.

欲把心期細問◉

그렇게 청춘을 다 보내고나니

問因循過了靑春

마음이 그리도 편하더이까?

怎生意穩◉


臉 볼, 뺨. 여인의 얼굴. 霞紅 발그레한. 연분홍. 印枕 잠자다 얼굴에 난 베갯자국. 꾸밈없이 소박한 외로운 여인. 睡 잠. 覺來 잠에서 깨어나다. 冠兒 관, 비녀. 머리채. 還是 역시. 不整 가지런하지 않다, 헝클어지다. 몸 단장도 하지 않은 여인. 퇴폐적인 분위기.

屛間 병풍 사이. 麝煤 향료. 冷 차갑다, 식다.

眉峯 눈썹. 壓翠 푸른 눈썹. 근심어린, 서러움을 색깔로 공감각적으로 표현.

淚珠 눈물방울. 彈紛 얼굴에 눈물이 덮다. 뿌리다. 화장을 지우다. 눈물의 여인.

堂深 규방. 晝永 긴긴 낮. 낮은 사랑을 할 수 없는 지루한 시간. 그래서 낮잠을 잤는지도 모른다.

燕交飛 제비가 쌍쌍이 날아다니다. 風簾 바람에 날리는 주렴. 露井 뚜껑이 없는 우물, 샘. 露가 이슬이건 뚜껑이건 상관없으니 옮길 필요가 없음. 이 글자는 단지 운율을 맞추기 위한 글자임.

恨 한하다. 無人 사람이 없다. 說與 더불어 말하다. 말을 나눌 사람도 없다.

相思 생각하다. 近日 요즈음.

帶圍 허리띠와 옷. 寬盡 느슨해지다. 상사병에 살이 빠지다, 야위다.


重省 다시 생각하다. 下闋-하편의 시작 표지. 殘燈 사윈 촛불. 朱幌 붉은 휘장, 커튼. 밤이 깊음.

사랑의 시간. 淡月 달빛. 紗窓 비단휘장 창.

那時 그때. 風景 풍경, 좋았던 옛날의 추억.

陽臺 초왕이 선녀를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는 곳. 路逈 먼 길. 님과의 거리.

雲雨夢 남녀간의 사랑의 꿈. 에로티시즘.

便無准 기약없이, 뜬금없이.

待歸來 님이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先指 먼저 가리키다. 花梢 꽃가지. 敎看 보라고 하다, 시키다.

欲 하고자 하다. 把心期 심정을. 속마음을. 細問 시시콜콜 자세히 묻다. 이상은 님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임.

因循 어영부영, 그럭저럭. 그렇게 허무하게. 過了靑春 젊음을 다 보내다.

怎生 어찌 살았는가? 意穩 속 편하게. 태평스럽게. 임에 대한 원망을 드러냄. 이 시의 핵심인 詩眼(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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