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이 뭐길래

개학은 주저 없이 뒤로 미루어져야 한다.

by 김성수

요즈음 우리 사회의 관심사 중의 하나가 학교의 개학 시기이다.
학교의 개학이 시대의 초미 관심사이니
역시 우리나라는 교육대국다워서 얼핏 자부심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학교의 개학이 그렇게 중요한 이유가 정말 교육 때문인가?

생각해 보니 그보다는 아이들을 돌보는 문제가 더 크지 않을까 한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그렇다. 그러고 보면 학교의 역할이란 맞벌이 부모 대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제일 큰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고학년이라면 부모가 없어도 애들 스스로 지켜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교육 때문인가? 생각건대 그것도 아니라 대학입시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등학교는 대학입시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가? 그것도 믿을 수 없는 것이 사설 입시학원이 대학입시에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고등학교가 개학해야 할 진짜 이유는 대학입시 일정에 맞추기 위함이다. 법정 수업일수를 채워야 졸업할 수 있고, 그래야 대학시험에 응시할 수 있기 때문이고, 정해진 수능시험 날짜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 말고는 고등학교도 서둘러 개학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


결국 우리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는 아이들 돌보는 곳이고, 중학교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곳이고, 고등학교는 대학에 진학하는 과정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 어차피 실력이야 대입을 위한 것이고, 그것은 학교가 아니라 사설학원에서 책임질 일이 되어버린 현실이다. 그러니 학교의 개학하고 교육은 별 관계가 없는 일이다. 우리의 학교는 인간을 만들고, 인격을 기르고, 사회적응 교육을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져 버린 지 오래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차대한 교육을 수행해야 하는 문제는 다음에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우선 다급한 것은 어느 시점에 개학하는 것이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교육에 대한 부담을 떨어 버리고 오직 코로나만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 돌보는 문제와 대학입시 일정만 조정하면 개학은 최대한 늦추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누구 말대로 서양처럼 9월 학년으로 개정할 수 있는 기회인지도 모른다. 저학년의 문제는 돌보미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고, 대학입시 문제는 수업일수와 수능 일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전자가 어렵지 후자는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문제를 가지고 어렵게 골머리를 썩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입안자들이 그렇게 간단히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일말의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그 대의명분에 대한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도 별로 없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지체 없이 개학을 최대한 늦추라고 권하고 싶다. 하기야 이런 말이 아니더라도 개학은 애초 계획보다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다.


덧붙여 하고 싶은 말은 이제는 학교의 문을 열고 닫는 것이 나라의 장래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억측을 하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다. 오래 전 얘기이지만 우리나라의 진정한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부를 없애야 한다는 말이 지금도 유효하다. 서울대학을 없애야 우리 교육이 산다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교사가 실력이 없어야 애들이 더 열심히 공부해서 학력이 향상된다는 말도 있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교사가 입원을 해서 3달 동안 자습시켰는데 모의고사 성적은 이전과 차이가 없었던 일도 목격했다. 우리에게는 왜 이런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더 진지하게 논의해 볼 심산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