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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jamin Coffee Jun 19. 2019

군산2

6.19

1. 어디서든 돈 냄새를 가장 빨리 맡는 건 은행이다. 한 지역에 돈이 된다 싶으면 은행들은 신속히 지점을 낸다. 돈이 안 되겠다 싶으면 재빨리 철수해버리는 것도 은행이다. 군산 산업단지도 마찬가지. 남은 은행이라고는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전부다.


2. 수송동은 공단과 적당히 멀면서 가까웠다. 산업단지가 꾸려지면서 들어선 회사의 대표와 임원, 정직원들은 공단과 너무 가까운 오식도동이나 소룡동, 또는 나운동에 집을 구할 수는 없었다. 그곳은 타지에서 온 일용직 노동자나 동남아에서 온 외지인들의 터전이었다.


병원, 은행, 대형마트 등 편의시설들은 모두 수송동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식도동에는 의료원이 하나 남았다. 몇 년 전 들어선 치과는 지난해 문을 닫았다.


재작년 현대중공업, 그리고 1년 전 지엠이 떠난 군산에서 오식도동과 소룡동, 나운도동의 허름한 상권은 몰락했다. 남은 건 반듯하고도 깔끔하며 젊은 수송동의 먹자골목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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