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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jamin Coffee Sep 09. 2019

New York 3

13.8

맨해튼 가는 길. 퀸즈의 신호등 통행 그림이 상당히 여유로워 보인다. 구석구석 모든 길이 다 일방통행로라는 게 특징. 한 번 잘못 들면 큰일 날 듯. 나중에 보니 맨해튼도 다 일방통행이더라. 그리고 무단횡단하는 건 일도 아니다. 운전사 입장에선 빡칠 듯. 행인 입장에선 좋다. 차가 한쪽에서만 오니까 두리번거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느 노란색 차를 몰고 가던 흑인이 빨간불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취하는 제스처를 보았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우리는 무단횡단을 계속했다. 다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바보 같으니까.





'City Halal Food'. 뉴욕에서 맛본 최초의 푸드 카트. 아저씨가 어느 나라 사람인진 모르겠는데 말을 잘 못 알아듣더라. 생각해보면 내 쪽의 발음을 탓하는 게 옳지 않겠나. 하지만 미국인들이 하는 말도 잘 못 알아들었으니까. 어쩌면 못 알아듣는 게 아니라 대충 흘려듣는 걸 수도. 말할 때도 약간 어눌하게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도 사람은 착해 보였다. '램 온 어 라이스' 얼마냐, 물어봤더니 요리에 뭐가 들어가는지 횡설수설하는 아저씨의 모습은 또한 적잖이 강렬했다.





빌딩 숲.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점심. (푸드 카트에서 산) 램 온 어 라이스. 양고기 썰은 것과, 크로켓 비슷한 동그란 고기가 있다. 향신료가 강했고 그 아래에는 인디카 쌀이 수더분히 쌓여있었다. 한쪽으로 샐러드가 지저분히 놓여있다. 한국은 새벽 2시가 다 돼간다. 피곤해서 그런지 야식 먹는 기분이었다. 맛있고 양도 많은데 너무 기름지다. 음료를 안 산 게 함정. 맥주랑 같이 먹으면 최고일 것 같다. 결국 쌀 반 공기 정도는 다 먹지 못하고 버렸다.


공원 주위에서 다들 밥을 먹고 있었다. 쓰레기통은 당연히 없을 줄만 알았다. 금방 쌓일 테니까. 아니면 최소한 한국의 공원들처럼 통에서 쓰레기가 넘쳐흘러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쓰레기통은 여기저기 깔끔하게 서있었다. 청소부가 쓰레기통을 계속해서 비워내고 있었다. 이게 선진국의 모습인가.





뉴욕의 지하철.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아 타는 데 별 무리가 없었다. 우리는 7라인을 타고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하차. 미국 지하철은 우리 지하철과 달리 좌석버스처럼 자리가 배치돼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우리 지하철이랑 꼭 같았다. 예상보다 그렇게 더럽지도 않았다. 무사히 그랜드 센트럴 역에 도착.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나왔다. 지하에서 바로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로 연결되는 길이 나왔다. 마치 롯데월드처럼. 규모가 엄청나서 파노라마로 사진 몇 장을 더 찍었다. 사람들로 붐볐는데 외모나 두리번거리는 꼴이나 사진 찍는 모습이 천상 관광객들이 대다수였다. 물론 실제로도 터미널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현재는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천장에 있는 별자리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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