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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jamin Coffee Sep 13. 2019

New York 8

13.8

록펠러 센터 아틀라스 상. 어제 록펠러 센터를 구경할 때 봤어야 했던 건데 피곤해서 그냥 넘어갔었다. 모마 끝나고 밥 먹으러 가는 도중 우연히 발견. 그다지 무거워 보이진 않지만 표정은 한껏 찡그리고 있다. 저 고리들 사이엔 뭐가 들어있는 걸까.





아틀라스 상 반대편에 한창 공사 중인 건물이 있다.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실내는 조용하니 엄숙했으며, 엄청 높은 천장과 아치형 기둥들 때문이었는지 장엄했다. 실내도 공사 중이라 여러 철골 구조물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알고 보니 오랜 기간 부식이 일어났고, 또 실내 스테인글라스나 벽화들도 보수 작업이 필요해서 공사 중이라고 했다.


단 위에 촛불들이 여럿 밝혀져 있고 그 아래 통에 양초가 있길래 하나 들어 붉을 밝혀 꽂아 두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걸 하려면 2달러를 내야한다더라. 미국에서 공짜로 뭔가 하기가 쉽지 않은데 기분이 좋아졌다.





점심을 먹으러 브라이언트 파크로 갔다. 조각 피자를 먹으려고 봤지만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챙겨온 '맛집 목록'에 있는 99센트 피자집으로 향했다. 역시나 포장만 가능했고, 피자 2조각에 음료까지 해서 2달러75센트였다. 피자 한 조각이 거의 얼굴만 했다. 피자와 음료를 싸들고 앉아 먹을 만한 데를 찾아 돌아다녔다. 어느 INN 앞 테이블이 있길래 염치 불구하고 앉아 먹었다. 빵은 바삭하고 토핑은 치즈 밖에 없는 듯했지만, 나름 맛있었다.





센트럴 파크로 가는 도중에 뉴욕 우체국이 보였다. L이 우편엽서를 보낸다며 들어갔다. 외관은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모던했는데, 그에 비해 내부는 평범했다. 나름 친절한 중국계 사람이 우리를 관광객으로 보고 우편 부치는 법을 설명해줬다. 나도 하나 부칠 걸 그랬나. 그래도 우편 부치는 효용에 비해 돈이 꽤 드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





센트럴 파크에 가는 중에 또 딜런스 캔디바가 있었다. 거의 건물 전체였는데 3층이 다 상점이었다. L은 천국이니 뭐니 엄청 신나하면서 이것저것 주워담았다. 파운드 별로 계산하는 건데 32달러가 나왔다. 캔디값으로만 3만5000원 정도 나온 셈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나는 기념품을 사야겠다는 일념 하에 두리번거리다가 5달러짜리 사탕뭉치를 하나 샀다. 이건 누나들 줘야겠다. 너무 작나? 캐셔가 친절했는데 우리 보고 어디서 왔냐, 더니 자기 친구도 한국인이라고 했다. '뿌잉뿌잉'을 배웠다면서 보여줬다. 뜻을 물었는데, L은 아임 큐트, 라고 답했다.


나한테는 한국어로 하이가 뭐냐, 고 물었고 안녕, 안녕, 몇 번 인사를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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