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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jamin Coffee Sep 14. 2019

New York 9

13.8

불현듯 나무가 무성해지더니 센트럴 파크가 나왔다. 이질감 없었다. 모든 게 다 조화롭다 여기는. 전혀 매치 안 되는 조합까지. 대단하다.


본격적으로 센트럴 파크를 돌기 전에 미리 경험차 가보기로 했던 거였다.별 부담 없이 돌아다녔다. 우리나라의 한적한 공원만 생각하다보니 인파가 엄청나게 느껴졌다. 화장실을 찾아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데 결국 동물원까지 가서 실례를 했다. 연못과 그 주위를 둘러싼 산책로가 한 눈에 다 보이는 커다란 바위 위로 올라가 앉아 쉬면서 아까 산 젤리를 맛보려는데 젠장, 비가 오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참다가 비가 거세지자 그만 공원을 나왔다.





센트럴 파크 남쪽으로 나오니 바로 애플 건물이 보였다. 마침 비도 오고 와이파이를 할 겸 지하로 내려갔다. 사람들로 붐볐다. 역시 외국은 애플이다. 갤럭시 쓰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듯. 아까 모마 기념품샵에서도 핸드폰 케이스가 죄다 아이폰이었지 갤럭시 거는 하나도 없더라. 어쨌든 계단 옆에 걸터앉아 주구장천 와이파이나 하며 사람구경을 했다.





집으로 오는 길. 주유소에 딸린상점에서 맥주 한 캔씩을 샀다. 2달런데 사이즈에 비에 굉장히 쌌다. 많이 마셔야겠다. 그런데 숙소에서는 술을 못 한다길래 마실 만한 공간을 찾으러 다녔다. 마땅한 데가 없어 그냥 길거리에 앉아 마시기 시작했다. 미국에선 노상에서 술마시는 게 불법이라는데 그런 거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귀찮고 피곤하고 해서 그냥 주저앉아 마셨다. 캔을 거의 다 비워갈 즈음 차가 한 대 지나가다 멈추더니 헤이 가이스 풋 더 비어스 온 어 백, 이라며 약간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게 아닌가. 무서워서 쌩큐, 라고 하며 다 먹은 맥주캔을 가방에 넣고 숙소로 돌아갔다.


샤워를 마친 뒤 빨래를 하기 위해 빨래방을 찾았다. 뭣도 모르고 집어넣었는데 그게 하필 대형세탁기였다. 4.5달러나 들었다. 기다리면서 옆에 붙어있던 델리에서 페퍼터키 샌드위치를 먹었다. 하나에 삼쩜오 달러였는데 괜찮았다. 냠냠, 쩝쩝.


빨래방에 앉아 샌드위치를 순식간에 비웠다. 어느새 빨래도 끝나있었다. 건조가 하나도 안 돼있었는데, 10달러에 건조해준다길래 도둑놈, 거리면서 젖은 빨래감들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지금 다음날 새벽 7시반인데 습기 때문인지 아직도 젖어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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