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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jamin Coffee Sep 26. 2019

New York 21

13.8

워싱턴파크 바로 옆에는 뉴욕대가 있다. 한 번 가보자, 했는데 따로 캠퍼스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다른 건물들과 어우러져 있었다. 캠퍼스라고 하기 뭐할 정도로 어떤 테두리나 울타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건 미국의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뉴스쿨 같은 경우는 아예 건물들이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한국의 밀집되고 엄격히 분리된 대학 캠퍼스만 생각하다가 미국의 대학을 보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방학 중이라 그런지 학교는 잠잠했고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배가 고파 학생식당을 찾아 보기로 했다. L은 미국 학생식당에서는 달라는 대로 더 준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 유학생들은 4명이서 하나 시켜 4번을 더 받아먹었다는 얘기도 해줬다. 하지만 학교 식당이 운영되고 있는지도 모르고, 물을 만한 사람도 찾을 수가 없어 그냥 주위 식당에 가기로 했다. 마침 서브웨이가 보였다. 런치메뉴를 시켜먹었다. 맛은 한국과 다를 바 없었는데, 사이즈는 무지 컸다.





밥을 다 먹으니 비가 어느 정도 그쳤다. 하이라인을 가려다가 대신 유니언스퀘어 쪽으로 향했다. 반스앤노블과 스트랜드 서점, 그리고 DSW가 있는 곳이다. 20여 분 걸어가니 유니언스퀘어 근방에 도착했다. DSW가 보였지만 지금 살 것도 아니고 해서 지나쳤다. 다음으로 홀푸즈마켓이 보였다. L을 꼬셔 들어갔다. 규모는 생각만큼 컸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깔끔하고 세련됐다. 청결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이 들었다. 홀푸즈마켓이라는 이름답게 거의 모든 음식을 파는 것 같았다. 대충 둘러보다 네모나게 잘린 치즈 묶음을 하나 샀다. 4000원 정도 했다. 맛은 예상과 다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진한 정도는 덜했다. 주황색과 하얀색 두 종류가 있었는데 L과 나 둘 다 주황색은 맛있고, 흰색은 별로였다. 결국 끝까지 하얀색은 다 먹지 못하고 말았다.


남은 치즈를 들고 유니언스퀘어로 갔다. 여느 공원과 별 차이는 없었지만 유니언스퀘어 주위로 로터리가 있어 사뭇 새로웠다. 주위로 자동차가 돌아다니고 공원 주변을 높은 건물들이 둘러쌌다. 거기에는 또 여러 상점들이 있어 공원의 한적함과 대조됐다.


마침 비가 그쳐 사람들도 여럿 찾았다.





홀푸즈마켓 반대편에 반수앤노블이 있었다. 대략 4~5층 건물인데  전체가 다 반스앤노블이었다. 한국에도 물론 대형서점들이 많지만 이렇게 건물 전체가 분위기부터 해서 하나의 서점인 경우는 없었다. 역시 미국이라는 생각을 다시 했다.


안으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층별로 넓거나 다양한 책이 있진 않았다. 1층은 카운터와 기념품점이 들어서 있았고, 책은 2층부터 본격적으로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문학코너로 가기 위해 3층까지 올라갔다. 공간의 절반 좀 안 되는 곳에 의자들이 있었는데, 거기서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었다. 나름의 배려인 듯.


그래도 미국 서점에 왔으니 책 한두 권은 사야 되지 않겠냐, 하며 이리저리 둘러봤다. 아무래도 번역이 간단한 작업은 아니니 한 번쯤 읽어 본 작가로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간추린 게 스티븐 킹과 레이먼드 카버였다. 둘 중 무엇을 구매할지 고심하다 결국 두 권을 다 사기로 했다. 한국에 비해 책값이 비싸거나한 건 아니라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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