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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Jun 05. 2023

글로벌 회사의 Diversity에 대해


최근 새로 담당하는 업무 중에 하나는 NA와 EU의 다른 팀 멤버들과 함께 추진하는 조인트 프로젝트이다. 국내에서는 보통 task force team의 형태로 별도로 팀을 구성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회사에서 별도의 조직 구성없이 matrixed organization은 흔하게 이루어지는 편이다. 다만, 글로벌 회사의 경우 각 팀원들의 국가 및 문화가 다른 만큼 하나의 팀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높은 완성도의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단일화된 조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팀 운영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문화권의 팀원들과 일을 하다 보면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로는 리더의 역할에 대한 서로 다른 정의이다. 이러한 정의는 결국 의사 결정의 주체에 대한 주제로 이어진다. 내 동료인 옆 팀 미국인 매니저의 경우 주어진 프로젝트를 위해서라면 다른 팀의 도움도 마다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협력을 요청하고 그에 따라 권한과 자유를 부여하는 편인데, 해당 유럽 팀원들의 경우 해당 외부 협력(타 팀의 개입)에 대해 자신의 업무 영역에 대한 침해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즉, 미국인 매니저의 관점에서 리더의 정의가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어떠한 방법으로든 (외부의 도움을 포함하여)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이라면, 해당 팀원들은 리더는 팀원들보다 프로젝트에 대해 더 많은 이해와 문제 해결 능력이 더 뛰어나야 한다고 믿기도 한다. 그에 따라 리더가 문제를 본인 스스로 직접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 다른 외부 협력을 요청하는 경우 혹은 프로젝트를 본인이 직접 이끌어 나가지 않는 경우, 그렇다면 왜 리더가 존재하는 가 하는 식의 접근 방식이다.

그냥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정작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면 조금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동료 미국 매니저의 요청으로 내가 해당 팀의 주요 프로젝트의 리딩을 맡게 되었는데, 팀원들이 이러한 matrixed organization과  role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프로젝트 시작부터 삐거덕 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전에 이미 비슷한 사례를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미국 매니저와의 사전 회의 시 해당 팀원들이 조직 구성 및 운영 방식에 대해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사전에 충분한 회의를 통해 프로젝트의 취지와 어떻게 팀을 운영해 나갈지에 대해 팀원들과의 사전 합의를 선행하기를  수차례 조언을 했지만, 미국 매니저는 그동안 자신의 미국 회사에서의 경험에만 비추어 유사 프로젝트가 문제없이 잘 진행됐고, 큰 걱정 하지 말라는 자신감을 내비치었다. 하지만, 미국 매니저는 프로젝트 시작 이후 팀원들의 낮은 업무 동기로 인해 프로젝트 초반의 지지부진한 진행 과정을 경험한 이후 전체 팀 회의를 거쳐서야 자신이 잘 못 생각했다는 인정을 하게 되었다. 미국 매니저 본인 스스로도 다른 문화와 팀원들의 반응 등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상황에 대해 상당히 놀랐고, 새로운 걸 배우게 되었다는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미국 매니저로써 유럽 팀원들을 관리하기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근무 시차로 인한 의사소통 지속성도 떨어지고, 비언어적인 부분에도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글로벌 회사에서 흔히 강조하는 Diversity를 진정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임직원 스스로가 직접 경험하고 적극적으로 open mind가 될 때에 비로소 효율적인 글로벌 팀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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