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그린 딜(Green Deal)’
2011년 영국 정부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자 그린 딜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가정이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투자를 충분히 하지 않는 것을 시장 실패로 보았고, 그린 딜은 이를 해결하려는 정책이었습니다. 기본 개념은 간단했습니다. 사람들이 에너지 효율 개선(단열재 보강, 보일러 교체 등)을 위한 초기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워 투자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정부는 초기 비용을 대출 형태로 제공하고, 이후 에너지 요금 청구서에 소액씩 추가해 상환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에너지 효율성이 향상되면 전반적인 에너지 비용이 절감되어 상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린 딜의 참여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었지만 정책의 설계 자체가 사람들의 참여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린 딜에는 여러 단계(정보 인지, 평가 신청, 대출 신청 등)가 필요했으며, 대출 신청자 중 절반만이 최종적으로 대출을 완료했습니다. 정책을 담당한 부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지만, 이러한 데이터가 정책 설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 사례는 정책 설계 시 대상 그룹의 실제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보여줍니다. 경제적 논리만으로는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우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중이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sourcing: The Behavioural Insights Team / Behavioural Gover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