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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Jul 09. 2020

건설회사에서 근무한다는 것

건설사 신입사원의 하루


출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 기계, 전기, 토목, 화공 등 건설회사의 기술직과 관련한 전공을 가진 이공계 대학생 후배분들이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질문한 것을 바탕으로 별도의 포스팅으로 관련 내용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건설회사는 기본적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돌아가는 현장 근무(국내 혹은 해외)와 본사 근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재경, 구매, 인사, 총무 등 지원 부서를 제외한 토목, 건축, 플랜트 등의 기술부서는 현장 근무를 기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술부서에도 별도의 지원 조직을 마련하여 현장 프로젝트에 대한 서포트를 해주긴 하지만, 회사마다 비율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본사의 지원 조직 직원보다 훨씬 많은 편입니다. 이는 현장 프로젝트에서 주요 수익이 발생하는 건설 산업 특성상 현장 프로젝트를 중점으로 운영하며, 개별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이 곧 회사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현장 프로젝트의 규모는 몇 명으로 이루어지는 소규모에서부터 몇 십 명, 많게는 백 명이 넘는 직원들로 구성되는 대형 프로젝트 등으로 다양합니다. 빠른 이해를 위해 보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개별 현장 프로젝트는 조그만 별도의 중소기업과 같은 회사라고 생각하시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현장마다 현장소장 이하 발주처, 협력업체 등의 다양한 조직 구성에 따라 성격과 문화가 다르고 그에 따라 업무 강도와 근무 여건 역시도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같은 회사의 현장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일반화하여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회사 지원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 여러분들의 보다 편리한 이해를 위해 필자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간단히 하루 일과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19년 시공 능력순위, 건설워커




현장은 보통 월 6일 휴무, 즉 격주 놀토로 근무가 이루어집니다. 조금 더 바쁜 현장의 경우 월 4일 휴무, 즉 월~토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역시도 현장 프로젝트마다 상이하므로 어떤 현장 프로젝트에 부임하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근무 시간만큼이나 현장 프로젝트의 위치도 근무 환경이나 생활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집에서 출퇴근이 가능한지, 이사를 가야 하는지, 회사 차원에서 별도로 숙소를 제공해 주는지, 제공해 준다면 몇 명이서 누구와 함께 생활을 하는지, 숙소 주변의 생활 인프라는 어떠한 지 등 셀 수 없이 많은 요인들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현장의 하루 일과는 보통 6시 30분에 아침 체조로 시작됩니다. 협력업체 작업자분들과 함께 회사 임직원 모두가 모두 한곳에 모여 아침체조를 실시하고 당일의 주요 작업 및 안전 사항에 대해 공지를 합니다. 필자의 경우 보통 아침식사를 챙겨 먹는 편이었기 때문에 현장 내에서 운영되는 식당(흔히 '함바'라고 불리는)에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6시쯤에 출근을 했습니다. 6시에 출근을 하기 위해서는 현장 프로젝트 인근에 숙소에서 생활을 할 경우 5시 30분에 기상을 했고, 만약 조금 멀지만 집에서 출퇴근을 한다면 보통 5시에는 기상을 했습니다. 겨울에 출퇴근을 하게 되면 어두울 때 출근해서 어두울 때 퇴근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루 일과의 시작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만, 퇴근 시간은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됩니다. 건설업의 특성상 마감 기한은 정해져 있고, 여러 가지 요인들로 지연이 발생하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예정된 공정표대로 프로젝트가 착착 진행되어 갈 때 모두가 즐겁고 현장 내 분위기가 좋지만, 예상보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거나 겨울에 눈이 오거나 하면 그때부턴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모두가 날카로워지기 시작합니다.


Sagrada Familia, Spain / Antonio Gaudi (wikipedia)




그에 반해, 본사의 경우는 출근과 퇴근 시간이 상대적으로 정해진 시간으로 지켜지는 편입니다. 물론 이것도 부서마다 다른 데, 야근을 하는 부서는 끊임없이 야근을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부서도 있습니다. 이는 비단, 건설회사뿐만이 아닌 국내의 대부분의 회사들도 비슷한 상황일 거라 생각합니다.


필자의 경우 하루 세 끼를 모두 함바 식당에서 해결하는 현장 프로젝트 생활도 몇 년 동안 해보고 본사에서도 몇 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각의 장단점을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본사 근무

- 장점: 워라밸이 좋다. 근무환경이 좋다. 회사원같이 회사를 다닐 수 있다. 승진이 빠르다. 비즈니스에 대한 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다.

- 단점: 윗사람들이 많다. 답답하다. 사내 정치활동에 휩쓸린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2) 현장 근무

- 장점: 옷차림이 편하다. 근무시간이 유연하다. 자유롭다. 급여가 높아진다. 직원들 간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 전문적인 기술 지식이 생긴다.

- 단점: 지방/해외 근무 시 기존의 생활공간에서 멀어진다. 근무시간이 길다. 몸이 피곤하다.


다만, 본사에서 현장 프로젝트로의 지원 및 부임은 그 반대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으로 기회가 된다면 본사 근무를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건설회사에서 기술직군으로 근무하면서 현장 프로젝트를 경험하는 것은 필수이며, 대부분의 시간은 현장 프로젝트에서 근무를 하게 될 것을 예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순환 보직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본사에서 몇 년 이상 근무를 하면 그 이후에는 본인의 의사가 없더라도 현장 프로젝트로 부임이 되기도 합니다.





본인의 기본적인 성향과 업무 스타일을 스스로 잘 판단하여 그에 맞는 회사와 직무를 선택하는 것이 실패 비용을 줄이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신입사원들이 입사 후 해당 직무에 대해 실망을 하거나, 성격과 맞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기도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한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 한편, 개인의 입장에서도 아까운 시간과 기회를 낭비하게 되기 때문에 필자는 회사의 브랜드 가치나 평판, 혹은 연봉 등의 조건을 보고 맹목적인 입사지원을 하기보다는 자신과 가장 잘 맞는 회사와 직무는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한 후 신중한 선택을 하는 것을 권장하는 편입니다.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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