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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Jul 09. 2020

[최종합격] 포스코 건설 신입사원 공개채용 (1)

첫 지원, 첫 면접, 첫 합격...다양한 첫경험을 선물해준 고마운 회사


포스코 건설은 필자에게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최초의 구직 활동 결과물 이기 때문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사 원서라는 것을 작성해서 지원했었고, 처음으로 해보는 회사 인터뷰와, 처음으로 최종 합격의 기쁨을 맛보고, 첫 입사와 동시에 첫 퇴사라는 굉장히 많은 첫 경험을 안겨준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대학교 3학년 때 독일로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이 경험이 이후 필자 인생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외국인과의 교류는 전혀 없었던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유럽이라는 곳도 처음으로 가봤기 때문에 문화 차이에서 오는 불안함과 혼자 독립된 생활하는 외로움도 함께 수반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덕분에 미래의 다른 해외 생활을 결심하기가 더욱 수월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어 공부라고는 토익 책 한권 읽어본 것이 전부였던 그 시기에 전공도 아니였던 Internation Business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란 무척 힘들었고, 이와 더불어 외국 친구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지 못했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니다. 필자가 교환 학생을 갔던 시절은 이미 10년도 더 전이기 때문에, 그 당시는 K-pop 등 한국 문화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고 해당 학교는 물론 도시 자체에서 한국인은 찾아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필자에게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10초만에 증명사진을 찍고 출력해주는 초고속 저품질의 Spain 한 사진관



생각보다 높았던 언어의 장벽으로 수업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국 교육 제도의 특수성 덕분에 시험 점수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이수할 수 있었고 무사히 한국으로 귀국을 하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학부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었기 때문에 입사 희망 회사 리스트를 만들 때 당시 국내 건설사 상위 10위 (시공능력평가 기준)를 작성하고 해당 회사들의 입사 지원 시기를 미리 리스트업 해두어 지원 시기가 오면 차례대로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 중 한 군데가 포스코 건설이었는데 타 회사들은 보통 하반기에 신입사원 공채를 공지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상반기에 공채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부랴부랴 입사 지원 서류를 준비하게 됩니다.


3학년때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서 자격증이나 토익시험 점수 등 일반적으로 취준생의 기본 준비로 이야기되는 스펙들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에 독일에서 귀국 전에 미리 토익시험을 신청하고 귀국 후 며칠 뒤 주말에 곧 바로 토익시험을 치르고 나온 점수와 함께, 지금 보면 참 허술하고 억지스러워 보이는 자기소개서를 나름의 창작능력을 발휘하여 단기간에 작성하고는 지원서 제출을 마치게 됩니다.


지원 당시 자격증이라고는 군대에 있을 때 취득한 한자실력 자격증과 초등학교 때 했던 태권도가 전부였으며, 토익점수도 나중에 합격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은 점수도 아니였습니다. 토익시험 학원을 제대로 다닌 적도 없고, 토익시험 공부를 본격적으로 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시험 스킬이 좋지 않았었는데, 그나마 독일에서 시험 공부를 할 때 책을 통째로 외워서 그대로 시험지에 옮겨쓰는 한국식 공부법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느정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수업 시간에 다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지 알아듣고자 온 정신을 집중해서 귀를 사용하던 버릇이 생겨 듣기 평가에서도 눈치밥이 생긴 것 같고요. 



MIT SCALE 석사과정 시험공부 중



그렇게 입사 지원을 마무리 하고, 학교 수업과 졸업 논문에 매진하며 다시 본격적으로 토익공부를 해서 점수를 높여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즈음에, 문자 메세지를 한통 받게 됩니다. 공채 신입사원 서류전형 결과 발표를 인터넷 홈페이지 확인하라는 메세지 였습니다. 첫 지원 결과를 받아 보는 그 설레임이란 경험 해 본 분들은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뒤로 한 채 모니터를 반쯤 가린 상태로 조금씩 손을 내려 화면을 확인해보니 "합격" 이라는 글과 함께 화면 아래로 면접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도 이 순간이 필자의 전체 구직 활동 중에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뉴스에서는 '취업난이 심각하다',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이다'라는 소식들이 자주 전해지고 있었고, 주변에서는 학교 선배, 동기들이 취업 준비를 위한 목적으로 휴학하는 사례가 일반적이었습니다. 필자 역시도 스스로의 취업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을 할 수 없었던 터라, 이 서류 전형의 통과는 단순히 한 회사의 채용 절차를 한단계 통과한 것 뿐만이 아니라, 필자 구직 활동 전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서류 전형 결과를 확인하고 서둘러 인터뷰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면접에 대한 경험은 전무했던 터라 인터넷 까페를 통해 7명의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면접 스터디 그룹을 구성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그 스터디 그룹내에서는 필자만 최종합격을 하게 되지만, 같이 준비했던 지원자 형들과 타 회사 면접때도 다시 만나고, 나중에 현대건설의 동기로 입사하게 되는 인연을 맺기도 하였습니다.



예측 기법 공부중 문득 펜을 보고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수영장을 그리워하며


[원글: https://blog.naver.com/kimstar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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