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지난해 방영된 '비긴 어게인 시즌 3'에서 이탈리아의 도시 곳곳을 다니며 버스킹 하는 모습을 보며 참 아름다운 곳이 많구나는 것을 느꼈는데, 그중에서도 필자는 특히 베로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렇듯 이탈리아에 오면 꼭 한번 방문을 하겠다고 다짐했던 베로나를 잠시 시간을 내서 다녀왔습니다.
베로나는 이탈리아 북동부의 밀라노와 베니스의 중간쯤 위치하고 있어서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면 1~1시간 30분 사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름에 기차를 이용하실 경우 좋은 기차(보통 고속의 비싼 요금)와 보통 기차 중 어떤 걸 타게 되실지 잘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필자는 돌아오는 편을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고 창문을 열고 달리는 기차를 타서 더위에 고생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빨리 달리는 기차의 창문을 내린 채 바람을 느끼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쾌적한 에어컨 환경이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
베로나는 유명한 작가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되는 도시입니다. 상극인 두 가문의 대립을 소재로 아름다운 도시에서 피어나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어, 베로나에는 희곡 속 상상의 여주인공 줄리엣의 집과 동상을 마련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해당 동상의 오른쪽 가슴을 만지면 어려운 사랑도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모든 관광객들이 한 번씩은 동상에 손을 얹고 사진을 찍습니다.
베로나의 시내로 들어서면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레나라는 원형 극장입니다.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원형 경기장이자, 오늘날도 극장으로 사용되는 곳입니다.
베로나의 중심을 흐르는 아디제 강을 가로지르기 위해 피에트라 다리를 건너갔습니다. 피에트라 다리는 베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로 이 다리를 건너면 산 피에트로 언덕으로 가는 길이 연결됩니다. 강 건너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보이는 곳이 산 피에트로 성입니다.
생각보다 강 폭도 넓고 유속도 빨라서 놀랐습니다.
아디제 강을 건너서 산 피에트로로 올라가려면 푸니쿨라(케이블카)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올라가는 길이 생각보다 힘들 수 있습니다. 특히나, 여름임을 감안한다면 푸니쿨라를 이용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언덕 위에 올라가서 베로나를 한눈에 보는 것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