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9 가득한 마음

by Stone

- 진은영


어둠 속 잔디에서

바질향기의 초록 스프링이 튀어오른다

정신없이 자다가 곰팡이냄새 어두운 보라빛 벽에 얼굴 부딪힌다 겨울 하숙집, 차가운 바닥에 영인판 니체 전집도 쏟아버리고 내년에 수목원으로 열리는 창문 있는 집으로 이사 가자 향기나는 목걸이만 걸치고 뛰쳐나가는 벌거숭이 소년을 만나러 그땐 네게 따뜻한 호밀빵도 구워주지 기억의 커다란 자수정을 쥐오줌 얼룩진 천장에 빛나게 달아줘 휘어진 책장 치운 환한 창 너머로 노란 활자 촘촘촘 양탄자에 뺨을 대고 잠들던 시절, 책으로 집을 짓던


IMG_4802.JPG


매거진의 이전글#017 당신의 연음 (延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