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연
발이 편한 구두를 신어 본 적이 없었다
꿈과 계급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죽고 싶었지만 실패한 건 아니었고
난 아무것도 가슴에 묻지 못했다
잠이 깨면 우박 같은 게 내리던 거리
잠결로 쏟아지던 어머니. 하늘에 계신
죽을힘을 다해 꿈꾸는 거리는 몇 달째
공사 중이었고 구멍가게 앞에선
밤마다 피 터지는 싸움이 벌어졌다
뭘 그렇게 미워하며 살았는지
피 묻은 담벼락엔 미친 듯 살고 싶은
우리가 남아 있었다. 개새끼
그 거리에선 어떤 구두도 발에 맞지 않았고
어떤 꿈도 몸에 맞지 않았다
우리는 늘 그리워했으므로
그리움이 뭔지 몰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