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결국 난 나를 넘어설 수 없는걸까

인생이라는 레이스에서 장애물이 ‘나’일 때

by 도찐개찐

요즘들어 고민도 많고 걱정도 참 많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대체 누구일까, 지금 당장 내가 나로 살아가지 못해도 괜찮은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자야할 시간이 옵니다. 그리고 그 끝은 항상 좌절도 따라옵니다. 왜냐하면 저는 결코 저를 넘어설 수 없는 것을 알거든요.


학창시절, 아침에 눈을 뜨고 ‘오늘은 반 친구들에게 먼저 큰 목소리로 인사 해야지’ 다짐한 적이 수두룩하게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런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에 친구들 앞에 서면 얼어붙었거든요. 그리고 조용히 앉아 친구가 먼저 인사해주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속으로는 이런 제가 참 싫었습니다.


이런 성격은 성인이 되고 지금까지도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릴스를 만들고 싶어서 ‘영상을 찍어보자’ 생각을 해도 막상 가게에 들어가면 부끄러워서 조용히 있다 나옵니다. 사람들이 많은 관광지나 뮤지컬을 보러 가서도 사진 찍을 엄두를 못 내죠. 남들은 잘하기만 하는데 난 뭐가 부끄럽다고 이러는지 어른이 되어서도 이러는 제가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이 시점에 두가지 방향이 보입니다. 하나는 제 성격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여 그것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성격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말도 잘하고, 영리하게 관계를 저울질하는 성격으로요. 어떻게 해야, 어떤 걸 선택해야 저를 더 사랑하게 될까요?


제 낮은 자존감은 이미 저를 너무 많이 갉아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매 순간이 고민으로 칠해져서 행복이 들어설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제 인생에 제가 바라는 대로 된 것은 단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제 자신이 너무도 한심합니다. 대체 언제까지 흔들려야 하는 걸까요? 스스로가 뿌리 한 점 없는 틸란드시아같기도 합니다.대나무처럼 땅속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언제가 하늘 높이 올라갈 것 같았는데 그냥 잎만 계속해서 늘어나고 뿌리한 점 없는 틸란드시아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얘는 장점이라도 있던 데 나는 장점도 없는 것 같네요. 하.. 글을 쓰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더 자책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별보다 인공위성이 더 잘 보이는 밤하늘에서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것 처럼 29살의 저에게는 아무런 것도 느껴지지 않네요. 참 외롭고 애석한 밤입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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