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하루, 혼자가 아님을
내일 아침은 분명 아름다울 것이다. 태양은 밤새 얼은 땅을 녹일 것이고, 바람은 잠들었던 대기를 진동시킬 것이다. 그리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만들어지는 파동은 누군가를 더 짙게 혹은 얕은 존재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완벽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세상 속에서 난 어디 있을까? 난.. 왜 없지?
세상을 살며 기시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으실까요? 무언가 정의할 순 없지만 본능적으로 받는 느낌이요. 전 요새 제 주변에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게 부정적인 오라라는 게 문제에요. 항상 제 주위를 돌며 기척을 죽이고 있다가 제가 혼자인 순간에 몸집을 불려 저를 집어삼키려 합니다. 그 감정에 저항하다보면 결국 온 몸에 힘이 빠져 아무것도 못 한채 시간이 다 지나있습니다.
저는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매 시간이 바늘이 되어 피부를 뚫는것 같았습니다. 고통 속에서 시간이 정말 흐르지 않았죠. 이 마음의 독감은 저도 모르게 어느 순간 나았습니다. 이후에도 가끔 아프긴 했지만 이번만큼 아픈 건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과거랑 아예 같지도 않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수영을 하며 숨을 쉬어야 하는데 그때마다 입에 솜뭉치같은 것들이 방해를 하는 기분입니다.
문제는 점점 더 숨이 막혀서 몸에 힘이 빠지는 것 같다는 겁니다. 마음의 감기가 몸으로 까지 나타난다는 게 저로서는 꽤나 무섭습니다. 그때처럼 주저앉기에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하여튼 그래서 요즘은 다시 병원을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하나 싶습니다.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상담을 하면 매주 숙제를 하나씩 풀어가며 진도가 나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이렇게 물꼬를 하나 틀어주는 것만으로도 제 안에 있던 부정적인 생각들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전 왜 이렇게 답답한 걸까요? 사회생활이 아직은 많이 무서운 것 같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조금만 있어도 얼른 그 자리를 떠나고 싶어지거든요. 그래서 HR직무가 앞으로 제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일지 더욱 고민이 됩니다. 회사의 구성원분들과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저와 그 일은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저를 괴롭힙니다. 저 자신을 의심하게 하고 제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네요.
사람이 이렇게 힘든데 왜 HR직무를 하고자 했을까요? 지금은 살짝 후회가 됩니다. 그렇다고 또 제가 아예 못할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전 직장 HR 팀장님은 그렇게 구성원분들과 잘 지내시는 것 같진 않았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전문성 없이 나이를 먹는 것도 불안해집니다. 뭐 하나는 잘 해야지 밥그릇을 챙길 수 있을 텐데 저는 직무적으로 전문성을 가진 것이 없거든요.
1) 떨어지는 사회성 (사람들이 어려움+자존감 부족)
2) HR직무와의 적합성
3) 직무 전문성
글을 쓰다보니 이렇게 세 가지가 지금 저를 가장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겠네요.이제.. 해결을 해야겠죠..? 제가 잘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주동안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처럼 내일이 막막하고 인생이라는 곳에서 길을 잃고 있다면 외로워하지 마세요. 저도 헤메고 있으니까요. 함께 헤메요. 그리고 서로를 응원해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