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가지의 감정을 느끼지만 좋은 감정만을 내보이려고 하는 것 같다. 애써 행복해보이고 싶은 마음은 아니다. 척 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아마 청승맞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럴거다. 부정적인 감정을 굳이 공유할 필요가 있나 싶을 뿐이다. 그러나 다양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곧 자기수용이니, 감정에 파고들어보려한다.
예전엔 좋아했던 것에 관심이 시들해지는 것을 느끼면 조금 쌉쌀하다. 행복을 느끼는 요소가 하나 사라진 셈이니까. 그만큼 내 일상의 채도가 낮아지는 기분이다.
노래 들으면서 글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카페에 가서 책 읽는 것도 참 좋아했다. 책 한 페이지만 몇 분이고 계속 읽으면서 곱씹어보는 것도. 책꽂이에서 그 날 기분에 맞는 책을 골라 꺼내 읽는 재미를 느겼었는데.
지금은 내가 비에 젖어 말라 버린 장작같다. 불쏘시개를 가져다대도 불붙지 않는다. 태엽 감은 만큼만 딱 걸어가고 멈춰버리는 호두까기 인형같다. 그저 현상에 불과한 것이면서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 앞에선 무력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