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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김선생 Oct 22. 2023

공부는 안 하면서 인서울은 하고 싶다면

[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공부는 안 하면서 서울대는 가고 싶어 한다.'


  욕심은 많은데 할 일을 게을리하는 사람을 보고 제가 곧잘 하는 말입니다. 조금만 노력해도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지만, 사람 사는 일의 대부분은 운이나 요행보다는 기브 앤 테이크로 설명이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얻고 싶은 만큼 노력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설령 그것이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이라고 해도 말이죠. 주식 투자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공부가 투자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으로 쌓아 올린 지식과 경험이 성공의 확률을 높여줄 수 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게으름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 세상엔 공부보다는 게임이나 연예인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더 많고, 독서나 운동 등 자기 계발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퇴근 후 술자리나 넷플릭스로 시간을 채우는 직장인들이 더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 역시 게으름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어릴 적 만화 속 분신술을 사용하는 닌자 캐릭터를 보며 숙제나 시험공부를 대신해주는 분신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게으름도 보통 게으름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게으른 사람들을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그 와중에 주식 공부까지 하라고 하면 하기 싫은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요. 게으름은 죄가 아니라 사람이 지닌 지극히 평범한 특성 중 하나일 뿐입니다. 허나 스스로 생각해 보았을 때 진지하게 투자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적어도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만큼은 어떤 식으로든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고, 선택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여 가격 변동에 민감해지기 때문입니다. 나름의 타당한 근거 없이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의지하는 주식투자는 좋은 결과를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주식 투자자가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확실하면서도 훌륭한 방법은 지금이라도 부지런한 투자자가 되어 좋은 기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애초에 게으름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이에 대해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수가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은 두 번째로 훌륭한 방법인데, 바로 '효율성'을 갖추어 게으름이 만들어놓은 구멍을 메우는 방법입니다. 효율성은 투입한 시간, 노력, 비용 등에 비해 얻게 되는 이득이나 효과가 큰 경우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좋은 기업을 찾는 공부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다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외주를 맡김으로써 투자의 효율성을 획득하면 됩니다. 효율은 게으름 자체를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그것에서 파생되는 문제를 적은 노력으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숙제나 시험을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은 규칙이나 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지만, 감사하게도 주식시장에서는 법이 보장하는 테두리 안에서 얼마든지 투자를 대신해 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상품이 ETF입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다른 말로 상장지수펀드라고도 하는데, 펀드를 주식 시장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상품입니다. 투자자 대신에 펀드 운용사가 나름의 기준에 따라 선별하거나 모아둔 주식들을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주식꾸러미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ETF투자는 투자 종목을 알아서 관리해 주기 때문에 투자자가 개별 종목을 하나하나 살피며 따져보는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거래가 쉬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가 쉽다는 점, 분산투자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 하나의 기업이 아닌 산업 전체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은 게으른 투자자가 편리하게 주식 투자를 하도록 만들어주는 ETF의 장점입니다. SPY와 QQQ는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ETF이며 지수, 배당, 채권, 원자재, 산업섹터 등 다양한 테마나 기준을 바탕으로 수많은 ETF가 상장되어 있습니다. 투자자는 자신의 필요에 맞게 이들을 조합하여 투자를 구성하기만 하면 됩니다.     


  ETF는 크게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로 분류할 수 있는데, 패시브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고 펀드매니저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액티브 ETF는 시장 평균보다 더 높은 성과를 만들기 위하여 펀드매니저의 능동적인 개입을 통해 운용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투자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패시브 ETF를, 펀드매니저의 능력을 신용한다면 액티브 ETF를 활용하면 됩니다.

     

  ETF에 투자를 할 때 투자자가 판단해야 할 것은 해당 펀드에 대한 신뢰도입니다. ETF 또한 개별 주식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일 뿐 리스크가 없는 안전한 자산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기 전, 나의 투자금을 믿고 맡겨도 될 만한 지 살펴보는 최소한의 성의는 필요합니다. ETF 투자를 할 때 투자자가 살펴볼 기준은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1. 믿을만한 운용사인가?

2. 운용기간이 너무 짧지는 않은가?

3. 보수(수수료)는 얼마인가?

4. 해당 ETF의 자산 규모는 얼마인가?

5. 나의 목적과 필요에 맞는 ETF인가?


  이러한 기준들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ETF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자산 규모가 큰 우량한 ETF부터 살펴보며 나의 목적과 필요에 맞는 투자처가 무엇인지 찾아보도록 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마치 수험생처럼 공부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이 투자이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입니다. 주식 관련 공부가 전혀 즐거움을 주지 않는 노동처럼 느껴지거나 투입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 투자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스스로의 행복과 성장을 위한 일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전략일 수 있습니다. ETF를 활용하여 투자의 효율을 갖춰보도록 합시다. 서울대는 힘들지만 적은 공부로도 인서울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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