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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김선생 Oct 22. 2023

분산 투자는 왜 중요할까

[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주식 시장에서 정말 좋아 보이는 종목을 발견했다면 보유 자금의 몇 퍼센트를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요? 30%? 50%? 100%? 정해진 답은 없지만 어지간하면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이 있긴 합니다. 바로 가진 투자금을 모두 한 종목에 100퍼센트 집중 투자하는 것입니다. 집중 투자는 장단점이 명확한 투자법입니다. 크게 오를 종목을 잘 선택하는 경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도 매우 큽니다. 투자자는 이런 특성 때문에 집중 투자의 유혹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사람들은 빠른 길을 가고 싶어 합니다. 안정적으로 투자를 운영하다가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어느새 조급증이 찾아옵니다. 그런 순간에 투자금을 빠르게 불려줄 종목을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높은 기대 수익을 바라보며 집중 투자에 욕심을 갖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급등한 주식들을 보며 '여기에 투자금을 모두 넣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집중 투자의 문제는 투자한 종목이 크게 하락했을 때 발생합니다. 보통 집중 투자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움직임이 둔한, 소위 말하는 재미없는 주식을 사지 않습니다. 인생을 바꿔줄 수 있을 만큼 높은 상승이 기대되는 변동성이 큰 주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주식에 투자금을 전부 집중 투자하게 된다면 확실히 인생을 바꿀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기대하는 긍정적인 방향이 될지, 부정적인 방향이 될지는 함부로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거기다 투자금의 출처가 단기간 내에 사용해야 하는 목적이 있는 돈이거나, 퇴직금 또는 대출금과 같이 잃었을 때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돈이라면? 아마 밤에 잠도 잘 오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지정학적 요소, 정치적 규제, 분식 회계, 내부 비리 등 주식의 가격을 예상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를 수도 없이 만나게 됩니다. 이 가운데 우리가 선택한 종목이 각종 요소들을 모두 이겨내고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 100퍼센트 확신할 수 있을까요? 하락 시에 겪을 고통을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투자라면, 결과적으로 그 종목이 큰 수익을 안겨준다 해도 옳은 투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분산 투자가 필요합니다. 분산 투자란 투자금을 여러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는 방법으로, 하나의 자산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집중투자와는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분산투자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분산투자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주장하는 근거는 하나입니다. 리스크와 실패 확률을 줄이는 것, 그것이 분산 투자를 하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A기업 하나에 집중 투자를 하였을 경우, 그 주식가격이 반토막이 났다면 전체 손실은 -50%가 됩니다. 반면 A기업을 포함한 10개의 종목에 분산 투자했다면? 전체 손실은 -5%로 줄어듭니다. 집중투자를 했을 때보다 리스크가 10분의 1로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예상되는 리스크를 줄이면, 투자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집중투자와 분산투자의 비교


  분산투자를 할 때 유의할 점은, 단순히 기업을 여러 개 나누어 사는 것으로 분산투자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좀 더 효과적으로 분산투자를 하려면 종목의 수뿐만 아니라 산업을 나누는 것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5개의 기업에 분산투자를 했는데, 투자한 기업들이 모두 반도체기업이라면 어떨까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시기가 오면 가지고 있는 모든 종목이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종목의 수만 늘린 투자는 특정 기업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는 있어도, 시기별로 찾아오는 산업에 대한 리스크는 줄일 수 없습니다. 주가가 움직이는 시기가 각기 다른 업종에 고루 나누어 투자했을 때 분산투자는 제 기능을 발휘합니다. 기술주와 경기 방어주처럼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업종으로 나누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끔 안정성에만 집중한 나머지 괜찮아 보이는 종목이 보일 때마다 사모아서 보유 종목이 20개, 30개가 넘어가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이는 그다지 추천할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투자할만한 좋은 기업을 찾아 선택하는 것으로 투자가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기업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꾸준히 살펴보는 것도 건전한 투자를 지속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전문 투자자가 아니고서야 그 많은 기업들을 하나하나 신경 써가며 체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직장 생활, 육아, 취미 활동, 자기 계발 등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다 지나갑니다. 거기다가 스무 개가 넘는 종목을 체크할 시간을 만들고 그것을 지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분산투자를 하더라도 10개가 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보다 많은 종목에 투자하고 싶다면, 차라리 ETF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분산 투자를 추천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집중 투자가 나쁘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빠르게 원하는 경제적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적은 종목에 집중하여 적극적인 리스크 테이킹을 하는 것도 필요하긴 합니다. 잠재성이 확실한 하나의 종목에 투자해서 인생을 바꾼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그 리스크를 감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그것이 무모한 선택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공부가 부족하던, 투자자로서의 그릇이 만들어지지 않았건 나의 투자 레벨이 집중 투자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직은 투자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집중 투자는 그 준비가 되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안정적으로 여러 개의 기업에 투자하다가 스스로 준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한 종목씩 줄여보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수익과 충분히 감당 가능한 손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종목 수를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그렇게 자신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가며 종목의 수를 줄여나간다면, 밤에도 잠이 잘 오는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투자를 위해 모은 종잣돈은 결코 운 좋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기대 수익이 줄어들더라도 힘들고 어렵게 모은 투자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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