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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김선생 Oct 18. 2023

저는 사실 부동산 투자를 싫어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사실 저는 부동산 투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계속 부동산 투자에 대한 방법들에 관해 이야기했던 것을 생각하면 매우 모순적으로 들리겠지만, 그것은 부동산에 대해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일 뿐 결코 부동산 투자를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제가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이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문제는 부동산에 대한 자금 쏠림이 야기하는 사람들의 고통입니다. '부동산은 불패'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자산보다 유독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신뢰가 강한 편입니다. 이러한 굳은 믿음은 실거주 수요에 투자 수요를 더하여, 사람들이 가진 자금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으로 몰리게 만들고 가격상승을 더욱 가속시킵니다. 상승하는 가격을 보고 위기감을 느낀 사람들은 더욱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려 하게 되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처음으로 사회에 발을 내디딘 청년이라면 소위 말하는 금수저가 아니고서야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집이라는 것이 '열심히 일하고 살다 보면 어련히 사게 되는 것이겠거니….' 하는 막연한 생각과는 달리, 지극히 평범한 집 한 채조차도 적게는 수년, 많게는 수십 년이 걸려야 겨우 살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저 내 집 마련 하나를 위해서 아주 긴 시간을 힘들게 노동하며 참고 살아야만 하는 것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청춘의 시기에 참고 아껴가며 마음껏 즐기지 못하고 힘들게 일한 것에 대한 대가가 평범한 집 한 채라면, 저는 그것이 타산에 맞는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투자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투자처가 있는데, 주식이나 사업에 대한 투자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 이로움을 줍니다. 스마트폰의 발명이나 중고 거래 플랫폼 개발을 통한 편의성 증가가 그런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부동산, 특히 주택은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만들어낼 뿐 또 다른 이로움을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강제 참여 시장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생각해 보면, 주택 가격상승은 내 집 마련이 필요한 무주택자들의 부담감을 더욱 가중시키기만 할 뿐입니다. 경제력 부족에 따른 주거 불안으로 결혼을 하지 않는 청년들이 매년 늘고 있으며, 결혼을 하더라도 경제적 여건을 이유로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맞벌이 무자녀 가정)을 자처하는 부부가 늘고 있는 추세인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개인이 아닌 국가의 차원에서 보았을 때, 부동산 가격상승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의 증가가 이 나라의 발전을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 같아 보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와 가격이 안정화되어 보다 많은 사람이 주거 안정을 획득하게 된다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점들이 많습니다. 노동 소득에 비하여 터무니없이 높았던 부동산 가격이 내려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근로자들은 주거 안정을 위하여 평생 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방되며, 내 집 마련 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시간과 돈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남는 시간과 에너지는 자기 계발이나 취미 생활에 투자할 수 있으며, 부동산 취득 이후 발생하는 잉여 소득은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고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소비가 활성화되면 기업의 이익은 늘어나고 새로운 제품의 생산과 일자리 창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개인의 성장 및 행복, 소비를 통한 경제 활성화는 결과적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는 역할을 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집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필수재라는 점에서 부동산 투자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애초에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도 하고, 안정적인 생활과 휴식을 위하여 좋은 집을 갖기를 희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필자 또한 개인의 입장에서 부동산 가격의 변동으로 인해 인생 계획이 영향을 받는 리스크를 피하고 싶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안정을 찾고 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줄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나를 즐겁게 해주는 여가 생활, 가족 여행을 통한 추억 만들기와 같은 것들로 인생을 채워나간다면 우리 삶의 만족도는 올라가고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더 많은 사람과 후손의 행복을 위한 일이라면, 저는 주택 가격이 반토막이 되어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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