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을 크게 원망했을 때가 딱 한번 있다. 바로 올림픽 개최식날인데 그날 '펜트하우스 시즌3'이 결방했기 때문이다. 펜트하우스 시즌2부터 천서진의 매력에 빠져들어 시즌3까지 본방사수하며 챙겨보는 중이다. 극 중에서 천서진(배우 김소연 분)은 악독하지만 섹시하다. 그럼 천서진에게서 배울만한 점은 무엇일지 들여다보자.
첫째, 완벽히 해내려는 '근성'
천서진은 강성이다. 그녀의 신들린 악녀 연기는 육성으로 '브라보!'라 외치게 한다. "내가 너를 위해서 어떻게 했는데!!!" 라며 딸 은별이에 대한 삐딱한 모성애를 보여주지만 딸을 어떻게든 성공하게 만들려고 이를 악 무는 엄마다. 직장에서도 주어진 문제를 완수하려고 하이텐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물론 항상 그러면 피곤하다.) 맡은 일을 수행할 때 텐션을 끌어올리려면 일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있어야 할 테다. 하이텐션으로 수행할수록 성취감은 크다. 딸을 서울대에 보내 행복해 하는 천서진의 모습을 보면 그러하지 않은가.
출처 : SBS 펜트하우스
둘째, 무결점 외모 유지에서 나오는 '자신감'
천서진 역할을 하는 김소연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잘록한 허리라인과 매끈한 피부로 미모의 전성기를 다시 쓰고 있다. 천서진은 파워숄더를 장착한 옷을 주로 입는데, 그녀의 자존감은 파워숄더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렇듯 외모가 멋지면 일단 자신감이 +100이다. 출근했는데 양말을 보니 빵꾸나 있다면? 얼마나 자신감이 떨어지는가. 매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할 때,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주말이면 손톱, 발톱을 손질하고 메니큐어를 칠해준다. 화장은 예의라고 하지 않았던가. 화려하진 않아도 거울을 한번 더 보며 예의를 갖추는 노력을 한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 까지 라고 하면 좋겠지만(필자가 썩 자신 있는 부분은 아니라서 말줄임표를 추가해보았음.) 아무튼 천서진처럼 무결점 외모를 유지하면 자신감은 보통 때 보다 솟아오른다.
셋째, 여우 같지만 전략적인 '영리'함
천서진을 보니 학창 시절, 아주 여우 같은 전교 1등 친구가 떠올랐다. 날씬하고 얼굴도 작고 이목구비도 또렷하니 예뻤다. 재수를 해서 그녀가 꿈꾸던 교대에 갔고 지금은 초등교사가 되어 그녀가 그리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 친구는 영리했고 기회를 잘 포착했으며 빠릿빠릿하게 공부해서 어떻게든 내신 성적을 끌어올렸다. 천서진도 마찬가지다. 누가 누구와 이야기하는지, 태세가 어떻게 전환되는지를 포착해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직장에서도 눈치껏 행동하며 기회를 잡아야 한다. 기회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기보다는 적당한 눈치와 낄끼빠빠, 그리고 시기 적절한 손절이 필요하다.
최근 개봉한 마블 영화 <블랙위도우>의 주인공 나타샤는 어떨까. 극 중 이름은 나타샤(=블랙위도우)는 헐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했다. 나타샤는 이번 영화를 끝으로 마블 영화에서 사라지는데, 영화 <블랙 위도우>를 통해 그녀에게서 배울 점을 파헤쳐보자.
'아이언맨 2' 스틸컷
첫째, 무게감 있는 목소리는 '섹시'하다
스칼렛 요한슨은 과거에 허스키한 보이스로 헐리웃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그 목소리는 반전 매력으로 다가온다. 극 중에서 말수가 적은 그녀가 말을 뱉을 때, 중저음의 허스키한 보이스를 들으면 더욱 섹시해 보인다.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 속에는 무게감이 있다. 특히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직장에 다닌다면 여성일수록 무게감 있게 말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둘째, 똑똑하면 '용감'할수 있다
악당의 페로몬으로 의해 위도우들(그녀와 함께 훈련받은 여전사들)을 제어한다는 그의 말에 나타샤는 책상에 코를 쾅 하고 박는다. 후각이 마비된 나타샤는 그 틈에 악당을 공격한다. 대담한 행동이었다. 여성이라기보다는 터프한 '전사'였다. 적당한 '용감함'은 직장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직장 생활 10년 경험상, '용감'한 말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라면, 기술적인 내용을 디테일하게 공부하고 있어야 '용감'하게 주장할 수 있다. 블랙 위도우가 '용감'하게 코를 박았던 건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셋째, 진정성 있는 '따뜻함'
나타샤가동생 옐레나의 상처 난 팔에 붕대를 감아주는 모습을 보면 따뜻함이 느껴진다. 중성적인 여성이 훅 하고 따뜻하게 다가올 때 더 진한 매력을 느낀다. 츤데레라기 보다는 좀 더 진정성 있는 따뜻함이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고민을 안고 있는 동료를 만날 때, 따뜻한 커피를 건네는 것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아닐까.
사람의 성격과 성향이 단번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끊임없이 의식하며 내면을 기르고 외면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순간순간 천서진과 블랙위도우를 떠올리며 행동한다면 슬기로운 직장생활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