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를 안무하다 - 이행

경험이 예술이다

by 김성용

언젠가부터 나는 스스로에게 자주 말한다.

나에게 솔직해지자고.


아는 것은 아는 만큼 말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두자고.

서둘러 결론을 만들기보다

시간 속에서 드러나는 것을 기다리자고.


나는 오랫동안 설명을 통해 이해에 다가가려 했다.

자료를 찾고, 구조를 세우고, 의미를 붙였다.

그 과정은 필요했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정보는 쌓이지만

몸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을.


리허설에서 우리는 수많은 가능성을 연다.

움직임은 흘러가고, 선택은 미뤄진다.

그러나 어느 순간,

하나를 택한다.


그 선택이 반복되고,

몸에 남고,

다음 장면을 밀어낸다.


그때 비로소

경험은 구조가 된다.


읽은 움직임은 설명에 머물지만,

겪은 움직임은 상태를 만든다.

그리고 그 상태는

다음 결정을 바꾼다.


나는 이제 안다.

예술은 생각의 축적이 아니라

몸이 지나온 경로의 결과라는 것을.


경험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안에 남아

다음 장면을 고정한다.


나는 그 남은 것을

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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