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관련된 뉴스를 읽으면, 기후 우울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 희망보다 절망으로, 우리가 뜨거운 지옥불로 가는 길을 더 재촉하고 있다. 불나방이 되어 뜨거울 불로 더 빠르게 날라가고 있는데, 아직 인류가 누리는 여러 시스템은 새로운 경로를 만들고 있지 못하고 있다.
기사를 읽으면서, 나온 발언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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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 온난화를 설명할 비유가 이제 바닥났습니다(Honestly, I am running out of metaphors to explain the warming we are seeing)."
카를로 부온템포(Carlo Buontempo), 유럽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관측소 소장
부온템포의 발언은 과학적 데이터로 이미 충분히 설명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과학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2024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기온이 1.6°C 상승하며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자연적 변동이 아니라 인간이 초래한 온실가스 배출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농도의 증가는 폭염, 홍수, 가뭄 같은 극단적 기후 재난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며, 수백만 명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부온템포의 말처럼, 이 기후 재난은 '통계적 이상치'가 아니라 인간 활동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의 결과이다. 우리는 이상한 세상 속에서 이상함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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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C에 도달하는 것은 파괴적인 연쇄 반응에서 첫 번째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Hitting 1.5C is like watching the first domino fall in a devastating chain reaction)."
패트릭 맥과이어(Patrick McGuire), 레딩대학교 기후 연구자
맥과이어는 기온 상승의 상징성과 그로 인해 예견되는 파국적 결과를 경고했다. 평균 기온 상승은 단순한 수치적 기록이 아니라, 폭풍, 폭염, 장기적인 가뭄과 같은 환경적 재난의 연쇄적인 발생을 예고한다. 이는 단순히 기후 재난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을 넘어, 인간 사회의 물리적, 경제적 기반을 위협하는 문제로 확장된다. 예를 들어, 폭염은 농업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식량 안보 위기를 심화시키며, 홍수는 기반 시설의 파괴를 초래하여 수십억 달러의 재건 비용을 요구한다.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경제와 사회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위기이다. 이 도미노를 멈추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길을 잃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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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과 2023년의 기온이 얼마나 더 따뜻했는지가 가장 놀랍습니다(What is most striking is how much warmer 2024 and much of 2023 have been)."
팀 렌튼(Tim Lenton), 엑서터대학교 기후변화 및 지구시스템 과학 의장
렌튼은 2024년과 2023년의 기온 상승이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구 기후 시스템의 전반적 불안정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지구 시스템의 불안정성은 점차 더 큰 온도 변동과 장기적인 기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북극 해빙의 감소는 해수면 상승과 해양 생태계 붕괴를 가속화하며, 열대 우림과 같은 주요 탄소 흡수원은 그 역할을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후 시스템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으며,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는 단기적인 환경적 변화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 경제와 사회 구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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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경험한 것과는 매우 다른 기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We are now living in a very different climate than our parents and grandparents experienced)."
사만다 버지스(Samantha Burgess), 유럽 중기 기후 예측 센터(ECMWF)
버지스는 현재의 기후가 역사적 맥락에서 전례 없는 수준임을 강조했다. 2024년의 기온은 지난 12만 5천 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는 인간 문명이 경험한 기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이다. 이는 단순히 기록적인 수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전반적인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환경이다. 예를 들어, 북대서양과 인도양의 해양 온도 상승은 강력한 열대성 폭풍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해안 지역과 섬 국가의 생존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단순히 기후적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경제와 정치적 안정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LA의 대규모 산불은 일부가 아닌 우리 모두가 경험할 기후재앙의 서곡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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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모든 대륙 지역에서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습니다(2024 was the warmest year on the books for all continental regions)."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기후 변화 서비스 분석가
2024년은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기록적으로 높은 온도를 보였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을 보여준다. 특히 북대서양, 인도양, 서태평양과 같은 주요 해양 지역에서도 해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해양 생태계와 기후 순환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동시다발적 기후 변화는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국지적 현상에서 벗어나 전 지구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기후 모델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환경적 도전 과제를 제시하며,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과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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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1.5°C 돌파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현실이다"
2024년은 단순히 기록적인 해가 아니라, 기후 위기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명확히 보여준 해이다. 평균 기온이 1.6°C 상승하면서 파리 협정에서 설정한 1.5°C 목표를 초과한 것은 단순한 수치적 사건이 아니라, 연쇄적인 환경적 재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다. 이 온도 상승은 홍수, 폭염, 폭풍과 같은 극단적 기후 현상을 초래했으며, 이는 수백만 명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24년 동안 대기 중 수증기 농도가 1991년~2020년 평균보다 5% 증가했다는 점은 인간 활동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자연적 요인이나 주기적 현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초래한 구조적 변화의 결과이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위기이다.
결국, 1.5°C 돌파는 단순히 경고가 아니라 행동을 촉구하는 시대적 요구이다. 기후 시스템의 불안정성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자연 재난, 장기적으로는 경제와 사회 구조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위기는 단순히 환경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근본적인 생존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