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원자력, 중국 태양광, 스웨덴 SMR
꽤 오랫동안 브런치에 글을 오픈하지 않았다. 에너지 관련 책을 쓰고 있으며, 관련한 정보를 모으고 다듬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아래 글들은 아마 책의 내용으로 활용되거나 별도의 칼럼으로 나갈 원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현재, 언론매체에 글을 쓰는 일을 멈춘 상태인데 다시 시작할까 고민 중이다.). 에너지 전환 관점에서 좋지 않은 시그널이 좋은 시그널 보다 더 많다. 그럼에도...를 외치지만 기술, 시장, 산업의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1. 인도의 원자력 확장 목표: 2047년까지 100GW 달성 계획
인도 정부는 2047년까지 최소 100GW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 계획은 인도의 장기 에너지 전환 전략의 핵심 요소로, ‘Viksit Bharat’(선진 인도) 비전의 일환이다.
인도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연구개발에 2,000억 루피(약 2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원자력법과 원자력 손해배상법 개정을 통해 민간 부문의 참여를 촉진하려 하고 있으며, 2033년까지 최소 5개의 국산 SMR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원자력 발전 용량은 8,180MW이며, 2031~2032년까지 22,480MW로 증가시키는 것이 중기 목표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18기의 신규 원자로를 추가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부지 확보와 핵연료 공급이다. 원자력위원회(AEC) 위원장 A.K. Mohanty는 2047년까지 100GW 달성이 가능하지만, 부지 확보와 핵연료 공급이 주요한 제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AEC 위원장 Anil Kakodkar는 목표 달성을 위해 향후 22년간 매년 4,000~5,000MWe의 설비 용량 증설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인 우라늄 공급 협정을 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토륨 기반 원자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민간 부문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원자력법 개정을 추진하며, 새로운 원자로 기술에 맞는 규제 체계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력도 중요한 요소다. 미국은 인도의 민간 원자력 부문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인도의 원자력 손해배상법 개정 문제를 논의해왔다. 미국 정부는 인도의 원자력 협력 확대를 위해 규제 장벽을 제거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미국의 원자로 기술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인도 시장 진출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최근 인도 원자력공사(NPCIL)는 ‘Bharat SMR’ 배치를 위한 제안 요청서를 발행하며, 처음으로 인도의 민간 기업들이 원자로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이는 인도 원자력 산업의 중요한 변화로 평가되며, 국가 전력망의 원자력 의존도를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47년까지 100GW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기술 개발, 국제 협력을 통해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인도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탄소 배출 감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4월, 인도 정부는 현재 6780MWe 규모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31년까지 22,480MW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2047년까지 100GW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는 해당 시점에서 인도의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약>
1. 주요 정책 및 추진 계획
✅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개발
연구개발을 위해 2,000억 루피(약 23억 달러) 투자
2033년까지 최소 5기의 국산 SMR 운영 목표
18기 신규 원자로 건설 계획
✅ 법률 개정 및 민간 참여 확대
원자력법 및 원자력 손해배상법 개정을 통해 민간 기업 참여 활성화
미국과 협력하여 원자로 공급 계약 장벽 제거 추진
✅ 중기 목표: 2031~32년까지 발전 용량 22,480MW로 확대
현재 발전 용량 8,180MW
2. 특장점: 미국과의 협력 확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원자력 손해배상법 개정 추진
제너럴 일렉트릭(GE) 및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원자로 기술 도입 가능성
인도 원자력공사(NPCIL)의 Bharat SMR 프로젝트 추진
→ 처음으로 민간 기업이 원자로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
https://english.news.cn/20250201/1c669177b71448dda6742d25ac8fc18f/c.html
english.news.cn
https://solarquarter.com/2025/02/04/indias-nuclear-energy-mission-powering-the-future-with-100-gw-by-2047/
2. 2024년 중국 태양광 발전 성장 분석
2024년 중국의 태양광 발전 용량 증가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중국의 주도적인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중국은 277.17GW의 신규 태양광 발전 용량을 추가하며 전년 대비 27.79%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연말 기준 중국의 누적 태양광 발전 용량은 886.66GW에 도달했으며, 이는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이 같은 성장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과 기술 혁신, 그리고 경제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부는 2060년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14차 5개년 계획(2021-2025)을 추진하면서 태양광 발전 확대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 지속적으로 제공되었으며, 대규모 태양광·풍력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메가베이스’ 개발도 가속화되었다.
태양광 패널 제조 비용의 지속적인 하락도 중요한 요소였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신기술을 도입하여 더 높은 발전 효율을 제공하는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혁신 덕분에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이 대폭 향상되었으며, 이는 신규 설치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전력망 확충이 병행되면서 태양광 에너지를 원거리 송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개선되었고, 이로 인해 대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의 추진이 더욱 원활해졌다.
태양광 발전의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면, 중국 전역에서 발전소가 확대되었으나 특히 인구 밀집 지역에서 분산형 태양광 프로젝트가 급증했다. 허난, 산둥, 후베이, 장쑤, 저장 등의 성(省)에서는 산업 및 주거용 태양광 설치가 대폭 증가했으며, 대규모 발전소는 고비 사막 및 기타 건조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력 소비가 많은 지역에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적 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중국의 태양광 발전 급성장은 국제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중국은 글로벌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량의 60%를 차지했으며, 이는 중국이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태양광 모듈의 수출량도 크게 증가했으며, 인도, 터키, 캄보디아 등이 주요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다만, 유럽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반면, 남아시아, 중동, 남미 지역에서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의 태양광 제품 수출이 보다 다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도전 과제들이 존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량이 전력망의 수용 용량을 초과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력망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또한, 태양광 모듈의 생산 과잉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수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국제 무역 마찰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은 자국 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 태양광 제품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전력 시장 개혁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력 요금 체계가 변화하면서 태양광 발전소 운영의 경제성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신규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한 중국의 태양광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향후 중국의 태양광 발전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TrendForce New Energy Research Center는 2025년 약 265GW의 신규 태양광 용량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24~2030년 동안 중국은 3,207GW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7~2023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30년까지 전 세계 누적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2024년 중국의 태양광 발전 성장은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 다만, 전력망 제약, 생산 과잉, 국제 무역 갈등 등의 도전 과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정책적 해결책이 향후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다.
<요약>
1. 2024년 태양광 설치 현황
- 2024년 한 해 동안 277.17GW의 신규 태양광 발전 용량이 추가되며, 2023년 대비 27.79% 증가
- 연말 기준 중국의 누적 태양광 발전 용량은 886.66GW에 도달
- 2024년 12월 한 달 동안 68.33GW가 추가 설치되며 연말 급증 현상이 확인
- 중국의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량은 전 세계 총 설치량의 약 60%를 차지
2. 태양광 성장 요인
- 정부 정책: 2060년 탄소중립 목표 및 14차 5개년 계획(2021-2025)의 강력한 인센티브 지원이 뒷받침
- 비용 감소: 태양광 패널 제조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경제성이 향상
- 기술 혁신: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이 개선되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신기술이 도입
- 전력망 확충: 원거리 송전이 가능해지면서 태양광 에너지의 활용성이 증가
3. 지역별 분포
-태양광 발전은 중국 전역에 걸쳐 확대되었으나, 특히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분산형 태양광 프로젝트가 급증
- 허난, 산둥, 후베이, 장쑤, 저장 등지에서 태양광 발전이 증가
-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는 고비 사막 및 건조 지역에서 추진
- 신재생에너지 메가베이스 개발을 통해 대규모 태양광·풍력 발전소가 운영
4. 글로벌 영향
- 중국은 2024년 세계 태양광 설치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국으로 자리 잡음
- 태양광 모듈 수출량이 증가하며 유럽, 인도, 남미, 중동 지역에서 높은 수요 확인
- 유럽 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반면, 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중동 지역으로 수출이 다변화
5. 도전 과제
- 전력망 포화: 일부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량이 전력망 용량을 초과하는 문제가 발생
- 수출 압력 증가: 국내 생산 과잉으로 인해 태양광 모듈 수출이 확대되며 국제 무역 갈등 가능성이 대두
- 정책 변화: 전력 시장 개혁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 증가
- 국제 무역 장벽: 일부 국가들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 및 규제가 강화
6. 향후 전망
- 2025년 신규 태양광 발전 용량은 약 265GW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
-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중국은 3,207GW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설치할 것으로 예상
- 2030년까지 전 세계 누적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음
https://electrek.co/2025/01/21/china-solar-wind-2024/
https://www.pv-magazine.com/2025/01/21/china-hits-277-17-gw-of-new-pv-installations-in-2024/
3. 중국산 태양광에 지배당한 유럽, 현황 및 주요 이슈와 우리의 대응은?
유럽연합(EU) 태양광 시장은 현재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제품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 내 태양광 패널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중국의 태양광 모듈 수출량 중 절반가량이 EU 시장을 대상으로 했으며, 2024년 1분기에도 35%를 차지하며 중국 관점에서도 유럽 시장이 중요함을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수치는 지속적으로 태양광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유럽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의 태양광 패널이 유럽 시장을 장악하는 주된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다. 중국 정부의 장기간에 걸친 보조금 지원과 대규모 생산으로 인해 중국산 태양광 패널은 유럽산 제품보다 50%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중국산 패널과 유럽산 패널 간 가격 차이는 와트(W)당 0.05~0.08유로로, 유럽 내 태양광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EU 회원국들은 자국 내 태양광 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 지급, 국산 모듈 구매 장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의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입니다. 12월에 집계된 와트당 달러 기준 태양광 모듈 가격은 중국이 0.15달러로 인도(0.22달러), 유럽(0.30달러), 미국(0.40달러) 제조원가보다 훨씬 낮습니다."라고 Wood Mackenzie의 부사장이자 전력 및 재생에너지 전문가인 Steven Knell은 말한다.)
그러나 EU의 태양광 산업이 처한 위기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다. 유럽의 태양광 제조업체들은 높은 생산 비용과 제한된 공급망으로 인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상당수 기업들이 사업 축소 또는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태양광 기업이었던 마이어 버거(Meyer Burger)는 미국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했고, 다른 업체들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이러한 현상은 EU의 산업 자립성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EU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EU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넷-제로 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태양광, 풍력, 배터리 및 재생에너지 관련 제품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간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달리 세액 공제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이 포함되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EU는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하며,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태양광 제품을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
EU의 강제 노동 금지 규제는 2024년 최종 승인되었으며, 이후 3년 이내에 모든 회원국이 시행해야 한다. 해당 법안이 발효되면 EU 집행위원회 또는 회원국들은 특정 제품이나 생산 지역에 대해 강제 노동 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해당 제품은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폐기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EU에 수출될 때 폴리실리콘 원산지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고 있으나, 법안이 시행되면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제품이 집중적인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해 중국의 태양광 제조업체들은 신장 외 지역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패널을 제작하고 있으며, 일부 유럽 유통업체들도 비(非)신장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EU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42.5%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하는 기후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태양광 패널의 대규모 도입이 필수적이다. 만약 중국산 패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태양광 발전소의 건설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유럽의 기후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EU 금융 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인 마이레드 맥기네스(Mairead McGuinness)는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와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무역 보호 조치가 에너지 전환 속도를 둔화시키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럽 태양광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EU 자체적인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제조된 태양광 패널은 시장의 5% 미만으로 낮지만, 유럽태양광협회(SolarPower Europe)는 2030년까지 이를 40%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 정부들은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들에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네덜란드의 솔라지(Solarge)와 같은 기업들은 기존 패널보다 가벼운 태양광 모듈을 개발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결국 EU가 직면한 과제는 경제적 이익과 기후 목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은 단기적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럽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경제적 종속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EU는 태양광 산업의 국내 생산을 촉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태양광 기업들도 유럽 시장 공략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화 큐셀을 비롯한 한국 태양광 기업들은 이미 유럽 내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 등에서 강력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은 탄소 발자국이 낮고 공급망이 투명한 제품을 앞세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유럽의 태양광 설치업체 및 에너지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유럽 내 제조시설을 추가적으로 구축하여 ‘현지 생산’을 강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특히, 한화 큐셀과 같은 기업들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여 고효율 제품과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을 결합한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경우, 중국과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산보다 가격이 20% 이상 비싼 부분은 극복하기 어렵지만 공급망 관점에서의 높은 의존도를 낮출 동기와 고품질, 고신뢰, 친환경이라는 측면에서 차별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강제 노동 규제와 넷-제로 산업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유럽의 태양광 패널 공급망에서 중국 외 국가의 기업들이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유럽의 태양광 산업 정책이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대한민국 기업들이 EU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가 유럽시장 공략의 중요 지점이라 생각한다.
https://www.dw.com/en/chinas-solar-sector-steams-ahead-of-eu-us/a-67846128
[참고정책]
EU 넷 제로 산업법(NZIA): 유럽의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위한 새로운 전략
2024년 6월 말, 유럽연합(EU)은 넷 제로 산업법(Net Zero Industry Act, NZIA)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의 핵심 목표는 EU 내 친환경 기술 제조 및 설치 역량을 대폭 확장해 넷 제로(Net Zero) 산업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는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EU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의 일환이다. 앞으로 몇 달간, 이 법의 시행이 기업과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 NZIA의 주요 내용과 특징
1. 넷 제로 기술 생산 확대
-태양광, 배터리, 풍력, 히트펌프 등 친환경 기술 제조를 위한 규제 절차 간소화
-전력망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
-연간 50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CO2) 저장 용량 구축(2030년 목표)
2.기업의 행정 부담 완화
-프로젝트 승인 절차를 단순화하기 위해 ‘원스톱샵(One-Stop-Shop, 단일 창구)’ 도입
-중대형 넷 제로 프로젝트의 허가 심사 기한을 12~18개월로 제한
3.EU 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
-2030년까지 EU가 넷 제로 기술 연간 수요의 40%를 자체 생산하도록 목표 설정
-2040년까지 글로벌 넷 제로 기술 생산량의 15%를 EU가 차지하는 것이 목표
4.CO2 포집 및 저장(CCS) 의무화
-석유·가스 기업들은 자사의 EU 내 원유·천연가스 생산량에 비례해 CO2 저장소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 부과
5.공공 조달 및 입찰 규제 강화
-특정 친환경 기술의 경우 공공 조달 과정에서 단일 국가(예: 중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제한
-이를 위반하는 기업은 해당 기술 계약 금액의 최소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납부해야 함
6.규제 샌드박스 도입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기업, 연구기관 등과 협력하여 규제 샌드박스(제한적인 규제 적용 환경)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함
나)NZIA 도입 배경: 미국과 중국에 대한 대응
1.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의 경쟁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태양광·배터리·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에 대규모 보조금과 세금 감면을 제공하고 있다.
- 이에 대응해 EU는 자체 친환경 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NZIA이다.
2.중국 의존도 감소
-현재 EU는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전기차 등 넷 제로 기술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NZIA와 함께 시행된 핵심 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 CRMA)은 리튬, 희토류 등 34개 핵심 광물의 EU 내 채굴·정제·재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 궁극적으로 EU 내 친환경 기술과 원자재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다) NZIA의 실제 영향: 기업과 산업에 미치는 변화
1. 넷 제로 기술 기업에 기회 확대
-NZIA는 유럽 내 넷 제로 기술 제조업체들에게 상당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제공한다.
-허가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신속한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해지고, EU 정부 차원의 지원도 강화될 전망이다.
- 예를 들어, 풍력·태양광·배터리 제조 기업들은 단축된 허가 기간 덕분에 신규 공장 건설 및 확장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2.석유·가스 기업들의 의무 강화
-EU 내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CO2 포집·저장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2024년 9월까지 각국 정부는 해당 기업 리스트를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며, 2025년 6월까지 각 기업은 CO2 저장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3.EU 내 공공 조달 시장 변화
-태양광, 배터리 등 주요 기술의 공공 조달 시 특정 국가(중국 등)에 대한 의존도를 5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EU 내 현지 기업들이 공공 입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4. 투자 유치 및 글로벌 협력 강화
-NZIA의 시행으로 넷 제로 기술 기업들은 EU 내 사업 확장과 투자 유치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일본 등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EU 시장 진출을 고려할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유럽 내 기술 생태계 발전을 촉진할 것이다.
라) NZIA의 추진과 시사점
1.단기적 비용 증가
-EU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공공 조달 과정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규정은 태양광 및 배터리 프로젝트의 초기 비용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다.
2. 기업들의 대응 전략 방향
-넷 제로 기술 제조업체들은 NZIA의 지원 혜택을 적극 활용하여 EU 내 생산 역량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유럽 내 생산시설을 설립하거나, 제3국을 경유한 우회 전략을 통해 시장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3. EU의 공급망 강화 여부가 관건
-NZIA는 EU의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단기간 내 중국산 제품을 대체할 만큼의 생산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따라서 EU가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일본·한국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https://single-market-economy.ec.europa.eu/industry/sustainability/net-zero-industry-act_en
https://www.ashurst.com/en/insights/getting-ready-for-the-eu-net-zero-industry-act/
4. 스웨덴, 40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원자로(SMR)를 건설을 시작하다.
스웨덴의 원자력 산업이 오랜 정체를 깨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새롭게 건설되는 원자로는 바로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이다. 이는 전통적인 대형 원자로 중심의 원자력 산업이 점차 SMR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반영하며, 스웨덴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에서는 스웨덴의 원자력 르네상스라고도 부르나 이는 지나치게 기대가 증폭되어 반영된 표현이라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기업은 스웨덴의 SMR 개발사 Blykalla다. Blykalla는 독일의 에너지 기업 Uniper, 스웨덴-스위스 다국적 전기 엔지니어링 기업 ABB, 스웨덴 건설사 NCC, 그리고 KTH 왕립공과대학과 협력하여 SEALER-E 전기 프로토타입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원자로는 스톡홀름에서 남쪽으로 약 340km 떨어진 오스카르스함 원자력 발전소 부지에서 건설될 예정이며, 2025년 2월 착공하여 6월에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시험 운영이 시작될 계획이며, 스웨덴 에너지청으로부터 9900만 크로나(약 930만 달러)의 지원을 받고 있다.
Blykalla가 개발 중인 SEALER(Swedish Advanced Lead Reactor) 기술은 액체 납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차세대 원자로 설계 방식이다. 기존 경수로와 달리 납냉각 고속로는 1,749°C라는 높은 끓는점을 갖고 있어 냉각재의 증기 폭발 위험이 없다. 또한, 부식 방지 강철 합금을 활용해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하며, 수동 안전 시스템을 적용해 비상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현재 55MWe급 상업용 모델(SEALER-55)이 개발 중이며, 2030년대 초에는 140MWth 출력의 상업용 원자로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스웨덴 정부 역시 SMR을 포함한 원자력 발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1월 발표된 로드맵에 따르면, 스웨덴은 2035년까지 2,500MW, 2045년까지 10,000MW의 신규 원자력 발전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 대형 원자로 건설이 어려운 환경에서 SMR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번 Blykalla 프로젝트는 스웨덴이 SMR 도입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Blykalla는 SEALER-E 프로토타입을 통해 원자로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검증한 후, 상업용 모델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ABB는 자동화, 전력 분배,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해 시스템 통합 및 보안 강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Blykalla는 원자로 연료 제작을 위한 기반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스웨덴 원자력 엔지니어링 기업 Studsvik과도 협력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웨덴이 대형 원자로 중심의 원자력 산업에서 벗어나 SMR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원자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원자력 시장이 기존의 대형 원자로 중심에서 SMR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원자력의 경제성, 안전성, 유연성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에서, SMR이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역시 SMR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이미 대형 원자로 건설과 운영에서 높은 경제적 효율성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원자로 설계부터 건설, 운영, 유지보수까지 전반적인 경쟁력이 유럽보다 우위에 있다. 한국형 원자로(APR1400) 및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경험은 대형 원자로뿐만 아니라 SMR 시장(특히, 3.5세대)에서도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 SMR 공급망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SMR 기술 개발과 더불어, 부품 공급망 구축, 시운전 및 운영 관리 역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한, 스웨덴과 같은 유럽 국가들이 SMR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원자력 기업들은 기술 협력 및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https://www.world-nuclear-news.org/articles/blykalla-starts-work-on-non-nuclear-prototype-smr
[참고내용] 스웨덴의 에너지 정책
스웨덴의 에너지 정책이 최근 중요한 변화를 맞이했다. 기존의 "100% 재생에너지" 목표에서 "100% 화석연료 없는(fossil-free)" 목표로 변경되면서, 원자력 발전이 공식적으로 에너지 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변화는 2023년 6월 20일 스웨덴 의회에서 채택된 새로운 에너지 정책에 따른 것으로,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 중립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조정으로 평가된다.
1.새로운 에너지 목표 변경
- 2045년까지 "100% 화석연료 없는(fossil-free)" 에너지 생산 목표
- 기존 목표였던 "100% 재생에너지"에서 변경
- 원자력 발전 포함하여 모든 무탄소 전력 생산 방식 허용
2. 전력 수요 증가와 정책 변화 배경
-스웨덴 정부는 2045년까지 전력 수요가 현재의 두 배인 약 300 TWh/년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
-산업 및 운송 부문의 전기화로 인한 수요 증가에 대비를 위해서는 탈탄소화 에너지 다변화 필요
- 기후변화 대응 및 2045년 탄소중립 목표 유지
- 안정적이고 깨끗한 전력 공급 필요성 증대
- 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에너지 정책 재편
3. 원자력 정책 관련 법적 변화
- 원자로 수 제한 폐지
- 2024년 1월 1일부터 기존 원자로 10기 제한 철폐
- 10기 이상 원자로 운영 가능
4. 신규 원자로 부지 허용
- 기존 Forsmark, Ringhals, Oskarshamn 외 새로운 부지 건설 가능
- 지방자치단체 승인 필요
5. 환경법 개정
- 원자력 발전소 건설 관련 규제 완화
- 허가 절차 간소화 추진
6. 전력 생산 현황(2023년 기준)
- 수력 40%
- 원자력 29%
- 풍력 19%
- 바이오에너지 8%
- 태양광 1%
- 화석연료 3% 미만
https://www.power-technology.com/news/sweden-adopts-new-fossil-free-target-making-way-for-nuclear/
https://en.wikipedia.org/wiki/Energy_in_Sw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