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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하라

에너지 전환의 필독서

by The Surplus Square

전기화하라: 이 책은 에너지를 단순히 소비하는 우리가 에너지 전환과 전기를 이해하는 속도를 바꿔놓는다

https://m.yes24.com/goods/detail/145996535



에너지와 전기, 그리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20년 언저리 지내면서 책을 쓰자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그래서 4년 전부터 에너지와 전기라는 주제를 놓고 책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록이었고, 나중에는 연구 노트가 되었고, 지금은 백 권이 넘는 책들의 기록이 산처럼 쌓여있다. 지금은 그 산처럼 쌓인 기록에서 의미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며 드디어 실제로 책을 쓰고 있다. (언제나 크런치 모드다. 아마 2권의 저서 모두 하반기 출시를 목표한다.이번에는 도망가지 않고 계약서 도장부터 찍었다.)

어쨌든 백 권이 넘는, 국내에 발간되지 않은 책을 읽었다.(에너지 분야서 나름의 역할을 찾고자 하는 지식의 링커가 되고 싶다) 해외 주요 대학과 싱크탱크의 보고서, 정부 정책 문서, 그리고 아마존에 등록된 거의 모든 에너지 전환 관련 단행본까지. 어떤 책은 너무 이념적이었고, 어떤 책은 데이터 없이 구호만 있었으며, 어떤 책은 기술 설명에 매몰돼 ‘왜’라는 질문을 잊고 있었다.

이쯤 되면 이제 더 읽을 책은 없겠다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뒤집은 책이 있었다. 바로 이 책, 『Electrify: An Optimist’s Playbook for Our Clean Energy Future』이다.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건, 권효재 님 덕분이다. 어느 날 효재님이 내게 물었다.

“요즘 괜찮은 에너지 책 없어요? 번역 같이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효재님은 내가 정말 에너지신에서 박학다식한 에너지현장 위의 전문가시다. 책을 쓰려고 읽은 책 중 서 너권을 효재님께 추천드렸고 이 책을 번역하자는 제안을 주셨다.
(본래 저서 완성 전까지 번역은 안하려했는데, 저술이 늦어져 번역부터 하자고 결심했다.)

번역은 빠르게 시작됐다. 하지만 삶은 늘 그렇듯 느렸다. 책 쓰느라, 일하느라, 숨 돌릴 틈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내다 보니, 번역 작업도 종종 멈춰 서고 다시 시작되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나는 김병준 대표님께 도움을 청했고, 생각의힘과 계약을 빠르게 마무리했다.

그러던 중 전현우 님이 번역에 합류하셨다. 현우님은 내게 특별한 분이다. 말하자면, 철학과 전기의 교차점에 서 있는 사람이다. 예전부터 우리가 함께 작업할 때마다 늘 깊이 있는 언어와 사유로, 원문을 새로 태어나게 해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현우님이 전체 번역의 30% 가까이를 맡아주셨고, 나는 그 위에 사실 검토와 구조, 표현의 톤을 맞추는 역할을 했다.(나도 대충 30% 한듯 싶다.)

현우님이 예전처럼 총괄편집까지 해주실 줄 알았는데(대신 한국의 전기화 부분을 80%이상 담당하셨다. 이때, 내 역할은 아이디어 제시와 팩트체크와 조정정도였다) , 이번엔 사정이 여의치 않아 내가 다시 원고를 모아 ‘좀비 모드’로 달렸다. 퇴근 후 밤을 새워가며 문장을 다듬고, 인용을 검토하고, 데이터의 최신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마침내, 꼼꼼한 편집자님의 세심한 손길을 거쳐 책은 출간되었다.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전기를 전면에 세우지 않으면, 탈탄소는 불가능하다.”

2025년의 오늘, 전기는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AI, 전기차, 스마트 팩토리, 데이터센터, 열펌프… 모두 전기를 먹고 자란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전체 에너지의 20%만을 전기로 소비하고 있다. 전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석탄·가스 같은 화석연료는 전체 에너지의 40%를 잡아먹는다. 효율은 낮고, 탄소는 높다. 그런데도 왜, 전기로 가야 하는가?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는 효율도 높고 탄소는 낮으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더한다. 그래도 바꿔야할까?

그 답이, 이 책 안에 있다.

솔 그리피스는 단순한 이상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데이터를 다루는 시스템 디자이너이고, 정책과 기술의 언어를 모두 구사하는 드문 저자다. 뉴욕타임즈는 이 책을 “실행 가능한 청사진”이라고 불렀고, Wired는 “기술 낙관주의의 교과서”라 평했다. Kirkus Reviews는 “정치·기술·경제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합적 사고의 모범”이라며 별 네 개를 줬다. 그리고 아마존 독자 평 중 가장 인상 깊은 문장은 이랬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플러그를 어떻게 꽂아야 할지를 배웠다.”

이 책은 전기화를 둘러싼 기술적 쟁점들 ― 송전망, 열펌프,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풍력, 건물 전환 ― 을 경제적 비용과 정책적 실행력의 관점에서 촘촘히 정리한다. 미국은 어떻게 가정용 전기화와 산업 전환을 동시에 설계했는지, 어떤 투자와 인센티브가 시장의 속도를 바꿨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니 이 책은 단순한 기술책도 아니고, 감성적 캠페인도 아니다.

현실적인 이상주의자들을 위한 전략서다.

나는 이 책을 에너지 전환을 고민하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정책 입안자, 기술자, 시민운동가, 기업 전략팀,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전기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고, 그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 흐름에 올라탈 준비가 되었는가?

그 물음에 스스로 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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