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스윔 Feb 15. 2024

양양, 로컬 유니버스

로컬 기획자

멀리 바다가 보이는, 논과 밭이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해가 뜨고 달이 뜨는 시간까지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곳.


작은 소도시도 아닌 인구소멸지역에 지속적으로 거론되기도 하면서 어느 계절엔 무분별한 유흥 문화로 거론되기도 하는 곳 양양.


많은 이에게 귀촌은 번잡한 도시에서의 삶을 끊어내듯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 그마저도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곳을 찾고 터를 닦아 이주하는것이 보통의 스토리다.


물론 나 역시 번잡한 도시에서의 삶을 끝내고 슬렁슬렁 조금은 허술하게 살아볼까 시작한 귀촌이었다.


시간이 꽤 지나고 보니 귀촌을 선택하고 오래된 주택에서 시작한 작은 카페는 500여평 규모의 대지에 3개의 건물로 확장되어 있었고 사부작사부작 서울에서 떨어지는 아르바이트같은 일을 하며 살아가려 했던 계획은 사업기획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법인이 되어있었다.


"슬렁슬렁 허술하게"라는 단어는 사치같은 단어가 되었고 지금은 서울에서 살 때보다 훨씬 더 열심히, 바쁘게살아가는 중이다.


돌아보면 나의 라이프 스타일 자체가 원래 바쁘게 사는 스타일이었던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며 동시에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시간을 많이 썻다. 그때는 그정도는 노력해야 도시에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줄 알았고 태어난곳이 서울이니 영원히 서울에서 살게될거라 생각했다. 아니 정확히는 다른곳으로 이주한다는 생각자체를 해본적이 없는게 맞다.


20년을 넘게 몸담았던 SI분야에서 나의 역할은 디자이너, UI설계자, UX설계자, 전략기획자를 거쳐 사업기획자까지 도달했고 지역으로 이주하게 되면 별 쓸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기획자"라는 경력은 조심스럽지만 빠르게 적응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는 중이다.


그 어떤 일도 허투로 쌓이는 경험이 없다는걸 일하는 내내 생각했으면서 또 한번 오만한 생각이었다.


2024년 어느덧 설이 지나고 연초라고 부르기 애매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작년 이맘쯤 공간사업을 하는 힐러스도, 전략사업을 하는 코즈도 갈피를 못잡고 아무렇게나 되는데로 덤볐던 많은 일들이 자양분이 되어 올해의 갈 길이 아직은 희미하지만 작년보다 조금은 선명히 느껴진다.


지역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지역에서 내가 해 나가는 일들을 기록해 둘 저장소.

그 과정을 기록하는 매거진, 로컬 유니버스를 시작해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