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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윔 Mar 25. 2024

로컬이라는 틀

도시는 불행하지 않다


도시에서만 살았던 나는 로컬에서 도시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할때  "도시의 삶은 팍팍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회색 빛 도시, 움추린 사람들, 빛공해, 소음공해같은 것들을 운운하며 과연 도시의 삶은 행복한가에 대한 이야기…


내가 선택한 양양행은 일종의 도피차원이었음에도 사람들에게 양양에 내려오니 좋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삶은 너무 팍팍하지 않느냐고 이야기 하곤 했다.


그건 나의 이야기였는데 말이다....


내가 만난 꽤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비슷하다. 서울의 삶은 팍팍하고, 괴롭고, 힘드니 지역에서 사는게 좋다고 이야기 한다.


서울을 살 때 나를 생각하면 꽤나 많이 지쳐있던 기억이 많은데 사실 생각해보면 즐거웠던 시간도 많았고 생기넘치던 시간도 많았다. 가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많은 인프라들을 누비며 시간을 보내고 삶이 괴로운 시간도 다른 것으로 얼마든지 대체하려면 대체할 수도 있었다.


양양에서 휴가를 와서 만났던 사람들의 신나는 표정을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만날수 있다는것을 왜 이제야 알아차렸을까?


우리에게 중요한건 "어디"가 아니라 "누구"와 "무엇을" 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초록빛으로 변화하는 3월의 끝무렵 1박 2일의 주말 서울 투어를 하며 양양에서는 보기 힘든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짧은시간 사이 엄청나게 많이 마주하게 되었다.


연남동, 연희동, 홍대, 코엑스, 성수 1박2일동안 서울살때 그리도 자주 들락거리던 곳곳을  관광코스로 바라보니 그들은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누군가와 밥을 먹고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거리를 걷고 붐비는 도시인프라 사이사이에서 행복을 찾는 모습들은 출퇴근 시간이 아니어서였을까?


회색빛 도시의 팍팍한 서울의 예시 이미지는 "출퇴근시간"이면서 살기 좋은 로컬의 이미지는 "산이나 바닷가"에서 자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던건 정확한 비교가 아니었던 셈이다.


우리는 어쩌면 로컬이라는 틀을 정해두고 그곳은 행복이 가득 차있는것같은 허상을 로컬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비교가 만연한 시대, 우리는 불행을 강요당하고 행복을 자랑하는 시대를 살고있는지 모른다.


당신의 불행이 나로 인해 행복해 질꺼라 광고하는 수많은 메시지들 사이, 이 시대의 사람들 모두가 어쩌면 어떤 틀안에 갖혀있는건 아닐까?


문득 꽉막힌 버스 안에서 바라본 도시민들의 발걸음속에서 발견한 행복의 모습이 어쩌면 내가 로컬이라는 꽉 막힌 버스에 갖힌건 아닐까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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