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만 주시는 그분

그저 들어주는 그분

by TeamNotion HRD

하늘을 본다. 거긴 항상 보던 것이 보던 데로 있다. 진리가 불변이라면 하늘도 진리이다. 불변의 진리를 매일 본다고 신앙이 생기지 않는다. 매일 보던 엄니가 신앙이 아닌 것처럼. 엄니가 찾을 수 없는 어디론가 가시면 엄니에 대한 긍정적 편견이 매일매일 만들어진다. 그립고 간절하고 감사하고 아직 내 옆에 계신 것 같고 아직 나를 위하시는 것 같다. 항상 내 위에 있는 하늘처럼 항상 나를 보고 계시고 나를 위해 기도하시는 것을 느낀다.


하늘의 하늘 그 하늘의 하늘을 끝없이 생각하면 어딘가에 닿겠지 싶다. 그 끝에는 엄니가 아부지가 둘째 형님이 계신 곳이길 상상한다. 그 끝에서 나의 신앙이 시작된다. 거기에 엄니 아무지 형님과 같이 계시는 분 내가 그리 가도 맞아 주실 분 그분이 창조주이시리라. 난 매일 창조주 그분과 소리 없는 대화를 한다.


엄니는 자식의 뜻을 잘 들으신다. 한참 들으시곤 아범 뜻대로 하라신다. 그리고 따르신다. 일이 잘못되어도 나무라지 않으신다. 자식 스스로 이겨내길 티 안 내고 맘 졸이며 지켜보신다. 결국 이겨내면 해병대 박수 물개 박수를 치시며 좋아하신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평생 하신다. 그렇게 좋으신가 보다. 창조주도 그러실 거다.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유혹과 악에 빠지지 말라는 뜻을 세우시고 행하길 지켜보시며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릴 보고 웃고 계실 거다. 엄니와 창조주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는 분이시다.


창조주는 들어주시는데 교회 가면 듣다 와야 한다. 너무 커버린 교회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물리적 시간 조차 없는 것이 같다. 학교도 말하고 미디어도 말하고 온 사방이 자기 이야기만 한다. 엄니가 그랬듯 창조주가 그러셨듯 내 이야기를 들어줄 대상이 없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SNS에 빠져있나 보다. 내 이야기를 봐주고 들어주고 좋아요도 눌러주고 그러니 말이다. 창조주와 대화하고 성경에서 정보를 얻고 살았던 시절이 지나고, SNS와 대화하고 정보를 얻고 사는 그런 세상이 되었나?


엄니에게 용돈을 드린다. 엄니는 다른 돈보다 소중히 아껴 쓰셨다. 돈을 달라고 말하지 않으신다. 더 달라고 말하는 법은 절대 없다. 너도 어려울 턴데 뭘 주냐시며 어색해하신다. 그러시며 자식이 뭔가 책임을 하고 있다는 것에 흐뭇해하신다. 교회에 헌금을 한다. 내가 책임을 할 수 있으니 헌금을 낸다. 어떤 교회는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한다. 어색하지도 않은 가 보다. SNS도 돈 달라하지 않았다. 이젠 돈 달라하기 시작했다. 돈을 안 주면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 나중에는 계정을 유지하려면 국가에 세금 내듯 돈을 꼬박꼬박 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심지어 교회에 십일조들 내는 것처럼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말 잘하는 법을 제도권 교육이 가르치고 시험 본 적은 있지만 듣는 법을 가르치고 시험 본 적은 없는 듯. 그러니 말하기는 쉬워도 듣는 것은 어려운가 보다. 나이가 들면서 알아가는 것이 하나 있다. 그저 들어주는 것이 나이 든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을... 말 많은 노친네처럼 꼴불견도 없다. 지그시 들어주는 매력 있는 할아버지... 그렇게 되고 싶다.


엄니나 창조주처럼 말없이 들어주는 누군가가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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