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으로 소설을 쓴다. 아무런 제약이 없다. 그것이 현실이길 바라며 쓴다. 소설이 현실이 될 때 드라마틱 해진다. 그런 삶들을 바란다. 나도 그렇다. 노력해 본다. 소설이 현실이 되도록. 열심히 해봐도 10%도 현실처럼 되지 않는다. 그래도 또 해본다 아무리 해도 20%도 안된다. 또 해본다 또 해본다. 해 보는 만큼 나이도 먹는다. 이제는 80% 정도 된다. 소설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재미가 생긴다. 일이 재미있어지는 나이다. 어떤 일을 해도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 완성도가 높아진다. 50대에 들어서면 그렇다. 그러다 보면 안주한다. 성공하는 방식으로만 살아간다. 변화는 없다. 생각이 고착된다. 고집이 생긴다. 이러면 끝난 인생이다. 그 이후의 삶은 매일이 비슷비슷하다. 이럴 때 많이 버려야 한다. 다른 소설을 써야 한다. 완전히 새로운 소설을 써야 한다. 20대 중반까지는 사회에 나오기 위해 학습했다. 50세까지 25년을 배우며 일했다. 남은 50년을 위해서 다른 소설을 써야 한다. 이제는 온전히 내가 주인공인 소설을 써야 한다. 내 가슴 저 밑바닥에서 부르짖는 소리를 공명판에 울려서 나만의 소설을 써야 한다. 또다시 10% 현실처럼 되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 차분히 열정적으로 어른스럽게 소설을 소설이 아닌 삶으로 만들어내길 바라며 매일 눈을 뜬다.
어릴 적 낮 잠에서 깨어나면 엄니를 찾았다. 집에 아무도 없다. 엄니는 마실 가셨나 보다. 난 대문 앞에 앉아 엄니를 기다린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구경하고 구름이 지나는 것도 본다. 옆집 누나 애인인가 보다 집 앞에서 서성거린다. 그저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본다. 저 멀리 엄니가 오신다. 난 웃는다 뛴다 엄니에게 안긴다. 그저 좋다. 그럴 때가 있었다. 내 나이 75세 이후에는 그렇게 살게 되면 좋겠다. 그저 그런 게 좋은 삶. 도전도 혁신도 성취도 놓아 버리지 않고 차분히 치열하게 살지만 그저 그런 게 눈에 보이는 게 좋은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 표정과 눈빛으로 사람들을 봤으면 좋겠다. 나도 그렇게 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