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보고 왔다. <듄2>에 이어 올해 극장에서 본 두 번째 영화다. 공교롭게도 둘 다 모래벌판의 이야기인데 에너지 차이는 실로 크다. 관람 전 기대를 품었던 영화는 <듄>이었으나 허무로 끝난 반면, <퓨리오사>는 지인이 초대하지 않았다면 보지 않았을 것이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전작 <분노의 도로>를 극장에서 두 번 봤던 나는, 샤를리즈 테론이 아닌 퓨리오사에 ‘?’를 품었으나 이는 곧 ‘!’으로 바뀌었다. 주인공을 누가 맡았더라도 같았을 것이다. 영화 자체의 강력함. 전작을 능가하는 것은 물론, 당해 <분노의 도로>를 압도했던 <위플래쉬>마저 위협할 기세다. (참고로 <위플래쉬>는 내가 극장에서 세 번 본 유일한 영화다.)
<듄>의 환각 모래와는 차원이 다르다. <퓨리오사>의 모래는 살아 있다. 그것은 이 영화의 인물이 타자 의존적인 <듄>의 주인공과는 다른 에너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 에너지가 스크린을 넘어 현실의 육체를 침격한다. 퓨리오사가 팔을 끊고 달리는 장면은 전율 없이는 볼 수 없다. 인간이 진정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자유다.
<철학 소설> 3부작이 실린 <문학나무> 2024년 여름호
사대성인 소설 시리즈 2탄, 소크라테스로 빚어낸 <철학 소설 3부작>이 세상에 나왔다. 「소크라테스의 신」/「독」/「닭」. '철학 소설'이라는 장르를 짧은 소설 형식에 실험해 보았다. 이 소설의 화자는 인간이 아니다. 기계 혹은 메타휴먼이라는 비인간이 본 우상 숭배의 인간사를 소크라테스라는 철학/성인을 통해 그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