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사계절을 사대성인 소설과 함께 보냈다. 춘하추동 붓다, 소크라테스, 공자, 그리스도가 스마트소설로 재탄생했다. 수상작 「사람의 아들」에서 나온 열두 편인데, 그리스도와 십이사도 모양새 같기도 하다. 이 작품들을 쓰고 발표하면서, 오랫동안 나의 의식에 머물렀던 붓다와 그리스도를 떠나보낸 것 같다. 과거 긴긴밤을 지나는 동안 이들, 특히 예수라는 존재를 참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되씹었는데 그러는 사이 내가 나 자신이 되어 있었다.
2024년은 또한 소설 강의와 함께 보낸 해이기도 하다. 올여름 서울 두 군데 도서관에서 초단편소설 강의를 한 뒤 수강생들 요청으로 후속 클래스가 만들어져 <소설창작인문학교>를 운영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펼쳐진 일이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하다. 이 모든 것을 누가 만들었는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동시에 내가 한 것이다.
가을 동안 <소설창작인문학교> 1기 3개월 과정을 마치고 어제 2기 개강을 했다. 2기 창작인문 교재는 조셉 캠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인데 이 책이 선정된 과정 또한 재미있다. 내가 염두에 두고 있던 책을 수강생이 동시 추천한 것이다. “영웅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복종의 기술을 완성한 인간이다.” 무엇에 대한 복종인가? 그 힘이다. 모든 것을 낳는 근원 에너지. 작품뿐 아니라 삶 자체가 그 힘의 표현이다.
<그리스도 스마트소설 3부작 소개>
「부활」: 십여 년 전 「날개가 된 나무」라는 제목으로 썼던 동화를 개작해 발표했다.
「작가의 탄생」: 작가란 말씀(Logos)의 구현자이며, 로고스의 화육이 바로 그리스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