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스스로 Dec 16. 2022

책수저

스스로 프로젝트 1탄

세상에서 아이에게 물려줄 것을,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무조건 책이다. 내 인생에 책은 밥과 같았다. 공부를 위한 것도 아니고, 지식을 쌓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책은 나의 암울한 삶 속에서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인간은 모두 벌거벗은 채 세상에 태어난다. 나는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내 인생에서 성향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책만큼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책을 읽지 않아도 제목에 쓰인 글자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책 속의 주인공과 함께 매일 어디론가 떠나는 즐거움이 가장 재밌는 놀이였다. 그 수많은 여행지에서 삶을 다양하게 살아보면서, 속에 쌓였던 감정들이 쏟아져 나왔다. 책으로의 여행을 통해, 보통의 내 인생을 특별하게 가꾸기 시작했다.

우리 집 아이도 나처럼 책을 좋아한다. 늦은 시간까지 책을 읽으려고 잠을 포기하는 아이다. 아기 때부터 책을 장난감보다 더 좋아했다. 아이에게 책수저를 물려준 것이 내 인생에 가장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다. 아이가 훗날에 혼자가 되었을 때, 책이 아이의 삶을 돌볼 것을 안다. 난 아이의 앞날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물질이 아닌 정신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소유와 무소유의 비교와 타협 속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 멋진 주인공을 찾아 책의 세계에 빠져든다. 자신의 취향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의 장르는 다양하다. 나의 장르는 모험 이야기다. 평생 책을 읽고, 나의 모험을 이야기롤 짓는 사람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난 책을 읽으며 특별하게 사는 삶에 뛰어들었다. 책을 읽는 인생에는 실패가 없다. 정신의 물줄기가 어디든 자유롭게 흘러가고 이어져 있기 때문에, 막힘없이 그 길에 올라타면 된다. @김스스로 89

작가의 이전글 철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