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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May 18. 2021

홈레코딩과 지속적인 동기부여의 중요성

호기심과 즐거움의 내적 동기를 따라서

오랜만에 홈레코딩에 관한 글을 쓴다. 


그동안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홈레코딩 프로젝트가 있었다. <요즘 어때>를 발행하기 전부터 시작했던 프로젝트였다. 매형과 가족모임 중 의기투합해서 곡을 만들기 시작했고, 의견을 나누며 여러 시행착오 끝에 곡의 초안을 잡았다.  스트링으로 기본적인 구조도 만들어서 큰 그림이 그려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힌 것처럼 더 나아갈 방향이 안 보여서 막막했다. 업무와 여러 가지로 바쁘다는 핑계를 댔지만, 시험 삼아 만들어 놓은 것에서 더 나아가지 못해 답답하고 맘에 들지 않아 길을 잃은 것 같은 상황이었다.


해결의 실마리가 된 것은 레퍼런스로 삼을 수 있는 다른 노래였다. 편곡의 방향이나 색깔, 악기의 사용, 음악이 커지고 작아지고 강조되는 흐름, 전반적인 믹싱과 마스터링의 톤 등. 고민하는 편곡의 방향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오래간만에 모티베이션이 충만하게 음악을 만들고 있다. 특히 새로 생긴 드럼 가상악기(SSD5 Drum)의 톤이 맘에 들었고, 리듬도 원하던 스타일의 리듬을 만들 수 있었다. 리듬이 좋으니 베이스를 얹기도 수월했고, 좋아하는 스타일의 리듬에 맞춰 연주하는 베이스는 매우 즐거웠다. 그동안 만들었던 베이스 중 가장 재미나게 녹음했고, 맘에 드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최근의 홈레코딩 과정을 돌아보면 동기부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레퍼런스를 들으면서 편곡의 방향이 잡힌 것이 내게 동기부여로 작용한 것 같다. 홈레코딩은 내게 의미 있는 과정이지만 스스로 이끌어 가는 것이기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잘 진행이 되지 않더라. 계속해서 내게 동기부여를 주고 의욕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쉽게 좌초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에서 잠시 인사팀에 몸 담았던 적이 있다. 인사팀 소속으로 여러 가지 제도 개선과 기획의 기능을 담당한 부서였는데 덕분에 인사 이론과 각종 제도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우고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회사에서 인사 HR의 관점으로 본다는 것은 매우 필요한 관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사 관리에서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직원들의 동기부여이다. 회사라는 조직은 직원들을 통해 움직이고 운영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동기부여와 관련해서 세상에 정말 다양한 이론이 있다. 안전의 욕구부터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5단계의 요인으로 설명하는 매슬로의 <욕구 단계 이론>과 매슬로의 이론의 한계를 주장하며 발전한 앨더퍼의 <ERG이론>도 있고,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동기와 불만을 감소시키는 위생의 2가지 요인으로 설명하는 허츠버그의 <위생동기이론>도 있다. 공정한 보상에 따라 동기의 정도를 비교하는 아담스의 <공정성 이론>도 있고, 도전적인 목표의 설정을 통한 동기부여를 주장하는 로크의 <목표 설정 이론>도 공부했다. 


제도 개선을 준비하면서 만난 책이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의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라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성취에 대한 동기 요인을 외적 동기(정서적 압박, 경제적 압박, 타성)와 내적 동기(즐거움, 보람, 성장욕구)의 6가지 인자로 규정하고, 외적 동기보다는 내적 동기가 성취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어떤 일에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보너스 등 물질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접근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물질적인 접근은 그 목표가 달성되고 나면 오히려 더 동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는 반면 성취감과 내면의 만족감을 위한 일은 지속적으로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맥락의 사례가 데이비드 엡스타인의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에서도 나온다. 미 육군의 웨스트포인트 생도는 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5년 현역 의무 복무를 하는 대가로 장학금을 받지만 졸업생 중 절반은 의무복무기한 5년이 지나면 전역을 한다. 미군은 위관급 장교의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5년 이후 복무를 연장하면 봉급을 올려주었지만 오히려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가고 전역하는 사람의 비율은 낮아지지 않았다. 미군은 직무적합도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5년 이후 복무를 연장하는 장교에게 분야(보병, 정보, 공학, 금융, 통신 등)나 근무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경력 만족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이는 복무율을 올리는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돈으로 복무를 연장시키려는 시도는 효과가 없었지만 자신이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나 호기심, 배워보고 싶은 직무를 선택할 수 있을 때 오히려 복무 연장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스로 하고 싶어야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홈레코딩에 있어 내게 중요한 동기부여는 호기심인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는 타입의 프로젝트에는 금방 흥미를 잃는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나 새로운 편곡을 할 수 있으면 좀 더 재미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번에 활용한 드럼 가상악기의 리듬이 좋았었고, 그래서 베이스 레코딩을 재미나게 할 수 있었다. 이런 동기부여와 즐기는 마음이 좀 더 재미나게 다시 시도해볼 수 있는 것 같다.


아직 조금 섣부르지만 올해 안에 또 다른 곡을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요즘 어때>와는 다른 색깔의 노래가 될 것 같다. 함께 준비하는 매형의 생각과 색깔이 들어가는, 그리고 편곡이나 음악적 스타일도 이전과는 조금 다른 노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동기부여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 새로운 호기심을 채워가며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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