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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Nov 10. 2021

지나간 여름의 아쉬움과 여름내 들었던 음악들

Alba Armengou의 음악을 소개합니다.

어느새 여름이 지나고 가을도 끝자락에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함을 넘어 쌀쌀한 기운이 완연한 것이, 11월에 어울리는 기온이다. 그동안 시간이 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여름은 유난히 가는 것이 아쉬웠다. 특별할 것도 없이 그저 뜨겁기만 한 여름이었는데, 왜였을까.


준공이 가까워지는 현장, 또다시 변화가 다가오는 환경과 알 수 없는 미래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히 아쉬운 것은 음악이다. 올여름 정말 많이 들으면서 마음에 남았던 음악 중 하나가 보사노바(Bosa Nova)와 빅밴드(Big Band)였다. 남미에서 탄생한 재즈의 한 장르로 뜨거운 태양과 매우 잘 어울리는 보사노바, 금속성의 시원한 브라스가 매력적인 화성을 연주하는 빅밴드 음악 덕분에 힘들고 더운 여름 내내 많이 위로받았던 것 같다. 지나간 여름에 대한 아쉬운 마음과 함께, 더 늦기 전에 올여름 많이 들었던 음악을 소개한다. 좋은 음악에 대한 공유의 의미도 있지만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내 글로 기록해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소개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알바 아르멩고 (Alba Armengou)라는 스페인 출신 재즈 보컬 겸 트럼펫 연주자이다.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에 알게 된 아티스트인데, 깊은 눈매와 편안하고 따뜻한 보이스, 매력적인 트럼펫 연주까지 어느새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스페인 특유의 목소리인지, 혹은 아티스트의 개성적인 음색인지 모르겠지만 뜨거운 여름에 시원한 그늘 같은 목소리이다.


이 아티스트를 얘기하려면 그전에 호안 차모로(Joan Chamorro, 국내 검색어에는 조안 차모로라고 나오지만 스페인어에서 J는 ㅎ발음이다.)라는 인물을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이 사람은 밴드와 학교를 운영하면서 젊은 혹은 어린 학생들에게 재즈와 연주를 가르치고 함께 빅밴드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 겸 교육자이다. 어려서부터 재능 있는 이들을 발굴하고 함께 연주하는 것으로 스페인에서는 매우 유명한 사람인 것 같다. 몇 년 전 스페인의 신성이라고 소개된 안드레아 모티스(Andrea Motis)도 호안 차모로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고, 지금도 팀으로 함께 연주하며 활동한다.



2012년에는 <A Film about Kids and Music, Sant Andreu Jazz Band>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유튜브 영상 중 그 당시 연주 영상이 있는데, 무려 8살 때 빅밴드에 트럼펫 솔로까지 소화하는 Alba Armengou의 꼬꼬마 시절 연주도 나온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재즈를 접하며 즐기게 하여 음악적인 기쁨과 열정을 심는 것이 아티스트 이전에 교육자로서의 Joan Chamorro의 진가가 아닌가 싶다. (아래 영상에서 신나서 지휘를 하는 아저씨가 Joan Chamorro이고 1:11 - 2:25 사이 트럼펫을 연주하고 멋지게 하이파이브까지 하는 귀여운 꼬마숙녀가 Alba Armengou다.)


https://youtu.be/Fjo75CFJjG4




About Alba Armengou & her music


Alba Armengou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가 알려져 있진 않다. 2002년생,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에서 활동한다는 것, 그리고 지속적으로 Joan Chamorro와 협연한다는 것 정도. 최근에는 기타리스트 Vicente López와 듀오로 활동하는 것 같다. 인스타에는 여러 지역에서 공연하는 모습과 듀오 연주 영상도 종종 올라온다. 기타와 보컬, 그리고 트럼펫도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다.


소개하고 싶은 Alba Armengou의 음악은 2곡이다. <Joan Chamorro presenta Alba Armengou>라는 앨범에 수록된 두 곡으로, Joan Chamorro와 그의 빅밴드와 함께 연주한 앨범이다. 보사노바의 매력과 빅밴드의 흥겨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청. 꼭 한번 들어보시길 권한다.


Meditação (Meditation) : Antonio Carlos Jobim의 유명한 보사노바 스탠더드이다. 차분한 보컬의 흥얼거림과 이어지는 트럼펫 연주가 매력적이다.

https://youtu.be/ltCULQ-e6tc


Shiny Stocking : 오래된 재즈 스탠더드. 가사는 요즘 시대와는 약간 맞지 않지만,  빅밴드가 연주하는 브라스 사운드의 질감과 흥겨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https://youtu.be/VlVwowQdUzQ




애플뮤직에 연도별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가끔 예전의 플레이리스트를 듣다 보면, 예전에 그랬었지, 그때 이런 마음과 그런 이유로 이 노래를 많이 들었지, 하며 그 당시의 생각과 마음이 떠오른다. 2021년의 플레이리스트에는 Alba Armengou의 음악이 한편에 있을 것이다. 훗날 다시 들어보면 뜨거웠던 여름과 치열했던 삶의 순간, 그리고 음악을 통해 위로받았던 기억이 같이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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