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셨어요?

29살 암환자의 인생 적응기

by 김탱글통글

안녕하세요. 김탱글통글입니다,


이제야 인사를 드리게 되네요. 저는 어색하지만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식사하셨어요?"라고 물어봅니다. 아침 7시, 오후 1시, 새벽 2시 반에 만나도 항상 빙구같이 웃으면서 똑같이 묻습니다.


"독자님들 식사는 하셨나요?ㅎㅎ"

저는 오늘 순대국밥을 먹었습니다.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죠. (출처:구글이미지)


제가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암이 재발해서 3차 치료를 받게 되었을 때입니다. “이대로 죽으면 나를 기억할 매개체들이 너무 없다.”라는 생각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는 책을 많이 읽어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현재까지 책 하나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다가 어느 날, 부끄럽기는 하지만 문득 “이 정도 글은 나도 써볼 만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생각은 첫 장을 쓰는 순간부터 처참하게 박살 났지만 그럭저럭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으면서 여태까지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이라면 기본적으로 저에게 호의를 가지신 분들일 것이고(부디 그러길 바랍니다) 이 책에서 프로 작가의 그것을 기대하는 분들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올리면 알람이 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저번 주의 김탱통은 혹여나 새벽에 독자님들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 싶어서 글은 되도록이면 이른 저녁에 올리리라 마음먹었는데. 오늘의 김탱통은 어김없이 이런 식입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것은 해야만 하는 성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제 성격 탓에 제 친구들만 고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때문에 고통받는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전생에 나라를 시원하게 말아먹었을지도 몰라.. 업보인 듯?" 같은 생각을 가끔 합니다.

이런 타입의 성격은 이쁨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친구들과 독자분들이 고생이 많습니다. 부디 힘 내주세요.(친구들은 이 글을 읽지 못하겠지만)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처음의 생각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저를 보여드리고 싶고, 나에 대해 말하고 싶고, 나의 생각을 당신이 알아주었으면 좋겠고, 당신과 내가 교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글을 씁니다. 기본적으로 이 글을 올린다는 것은 당신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천성이 게을러서 잘 표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생각보다 더 많이 그쪽과 대화하길 원합니다. 부디 이 글을 받아주시고 저를 놓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물론 놓아버린다고 울며불며 매달리지는 않으니까 너무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골목길에서 몰래 침을 퉤하고 뱉으며 양아치 흉내를 내듯이 누가 볼까 조심스레, 그리고 유쾌한 마음으로 썼습니다. 당신의 하루도 유쾌하게 흘러가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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