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독서모임 책이어서 읽어봤다. 표지만 봤을 땐 Z세대에 대한 것일 줄 알았는데 그것보단 약간 윗세대, 30대 이상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공감되고 뜨끔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내 얘기를 하는 거 같아서 독서모임에서 이야기 할 때도 솔직하게 말하기가 좀 민망했다. 여기서 요즘 애들은 당연히 괜찮은 대학을 나오면 대기업에 들어가서 풍요로운?노후를 보낼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서 쉴틈없이 노력한다. 근데 노력하지 않을 때 그들은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 여기선 왜 그렇게 느끼는지에 대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제가 게으르고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제 가치가 의심스러워졌죠. 오늘날 어맨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긴다. 불안 발작으로 응급실 신세를 진 뒤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하루쯤은 원하는 걸 해도 온종일 넷플릭스를 정주행하거나 그냥 쉬어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심리치료사의 제안에 응하기 어렵다. 일이 아니라면 무얼 하고 싶은지 정말로 모르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닐 땐 출근 전 후, 통근시간, 점심시간에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그 하루를 낭비한 것 같아서 너무 아까웠다.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온종일 집중할 수 있는 이틀밖에 없는 주말 중 하루를 그냥 놀면서, 누워서 보내면 죄책감도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느끼는 거에 대해 이상하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생산적으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이렇게 쉬면서?시간을 보내는게 여전히 아깝다. 뭔가 시간낭비라는 기분이 들고 뭐라도 해야 될 것 같다. 근데 이렇게 살면 안되는 것인가? 번아웃 오지 않을 정도로만 스스로 적당히 조절하면 되는거 아닌가? 시간을 잘 통제해서 효율적으로 살고싶다. 어렸을때 교육, 주위 환경의 영향으로 이렇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이게 잘못된거라는 생각은 안든다.
"학생들이 노력을 할 때 그 목표는 일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시간표 지키는 법을 연습하거나 표준화 시험에 응시하거나 에세이를 쓸 때 우리는 학습이 아니라 일할 준비를 한다"
내가 학자가 되는게 아니라면 학생때 하는 노력은 일할 능력을 키우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이게 왜 문제인거처럼 썼는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한 사람이 된다기보다는 특정 직업을 정해서 말한다. 그럼 학창시절의 노력은 그 장래직업을 위한 노력이기 때문에 미리 일할, 사회에 적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너무 세뇌된 것인가? 근데 순수하게 어떤 학문에 흥미가 있어서 공부하는게 아니라면 적당히 사회화되고 사회에서 1인분을 하기 위해선 어렸을 때부터 이런 준비를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절대 다수의 밀레니얼에게 대학 학위는 우리와 우리 부모들에게 약속했던 '중산층의 안정'을 안겨주지 않았다. 멋들어지게 가장해 봐도 실체는 같다. 우리가 얻은 건 더 많은 노동일 뿐이다"
취준생이 된 지금 이 문장은 조금 슬펐다. 학창시절 난 인서울을 하면 상위층은 아니더라도 중산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대학을 안간다는 선택지는 생각조차 안했다. 지금 빈곤하고 먹고살기가 어려운건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중산층은 평균 또래보다 많은 연봉을 받으며 대기업에 다니고 여유롭게 취미 생활 하는거였다.(왜 이런 삶을 원했나 생각해보면 모르겠다. 그냥 좋아보여서? 애초에 이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봐야될듯하다) 그치만 인서울이어도 원하는 대학 학위는 아니라 편입준비를하고(실패했지만) 열정페이를 받으며 인턴하고, 칼취업 안하면 뒷쳐지는 거 같아서 무지성 지원했다가 들어간 회사에서 3년간 다니며 매 공채 시즌에 서류를 넣고 탈락을 반복하면서 지금이 됐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위해서 하는 부업, 글쓰기 등은 일 외에 더 많은 노동을 스스로 하게 만들었다. 대학을 처음 입학했을 땐 29살쯤 되면 차도 있고 대기업 입사해서 어느정도 돈도 모아놓고 자취도 할 줄 알았는데 현실과 너무 괴리가 커서 가끔은 믿고싶지않다. 누군가에겐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불안하고 허상을 쫓는 느낌이다. 내가 원하는 중산층의 삶을 살기 위해선 언제까지 얼마나 더 노력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난 그거에 맞는 노력을 현재 하고 있는가?
"직업을 구하려면 포트폴리오가 필요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려면 인턴십이 필요하다. 인턴십을 하려면 무보수로 일할 형편이 마련되어야 하니 이론적으로는 특정 유형의 사람(이라고 쓰고 재력이 이는 사람, 학교에서 재정 지원을 받는 사람, 학교에 다니는 동안 인턴십을 위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읽는다)만 희망 노동을 감당할 수 있다"
내가 학부시절 했던 인턴쉽은 한 학기동안 학점을 받으며 하는 것이었다. 물론 보수도 있었지만 학점을 받는다는 건 학비를 내야됐다는 것이다. 결국 열정페이였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한 학기를 투자할만큼의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가?하면 아니었다. 인턴경험이야 있으면 좋긴 하겠지만 이때문에 커리큘럼이 꼬여서 결국 한학기 더 휴학해서 졸업이 1년 늦어졌다. 아무튼 이걸 할 때 난 용돈을 받으며 다녔고 학비, 생활비도 부모님이 해결해주셨다. 심지어 폰요금도. 그 당시에 내 주위 친구들은 다 이런 생활을 했어서 당연한 거라고 느꼈지만 만약 부모님이 지원해주시지 않았다면 경력을 위해 열정페이로 인턴쉽을 할 수 있었을까?싶다.
"구직을 반복하며 그녀는 우울과 낮은 자존감, 교육에 투자한 것에 대한 극심한 후회, 전반적인 자신감 부족을 겪었다. "저는 제 모든 정체성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내 말투 때문일까? 머리 모양 때문일까? 옷 입는 스타일링 이 문제일까? 체중이 문제일까? 어긋난 기대도 원인 중 하나였다."
디자인 에이전시에 3년간 다니며 참 많은 이력서를 보냈다. 다 대기업이긴 했지만 모두 면접까지도 못가고 떨어졌다. 잘 해봐야 인적성? 아무튼 이럴때마다 내 학력, 이력서 사진, 어학성적이 문제인가?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그리고 독후감을 쓰기 시작한 것도 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서였다. 그래도 회사다닐떄의 취준은 어디 비빌 구석이 있었어서 그렇게 우울하거나 절망스럽진 않았다. 하지만 퇴사하고 준비하는 지금은 벌써부터 불안하다. 공백기가 너무 오래될까봐. 쉬고 노는건 즐겁지만 한없이 쉬고싶지는 않다.
"우리의 경제는 긱 경제가 아니다. 항상 미친듯이 다음 임시 일자리를 찾는 경제다"
항상 일자리를 찾는 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먹고 살려면 당연한 거니까. 근데 그게 인턴, 계약직 등 임시 일자리여서 문제인 것이다. 이런 임시 일자리는 당장의 생계는 어느정도 해결해줄지 몰라도 계속 마음 한 구석에 불안을 안고있어야만한다. 왜냐면 그 일자리는 결국엔 끝이 있고 그 기간은 짧으니 생계를 유지하려면 또 눈에 불을 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부담이 있으니까.
"내가 소설을 읽는 건 소설 읽기를 좋아해서일까, 아니면 소설을 읽었다고 말하기 위해서일까?"
독서를 처음 본격적으로?취미로 말할만큼?시작했을 땐 책 읽는 거 자체가 재밌었다. 그땐 독후감도 안올리고 독서모임같은 활동도 안했다. 근데 읽는 책이 쌓일수록 그 전 내용을 잊기도 하고 가끔 어떤 책 내용이 뭐였나 기억할 때 찾기 좋으려고 독후감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새 강박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원래 블로그에 한 달동안 읽은 책의 리뷰를 썼었는데 책을 많이 읽는다, 글을 잘 쓴다는 댓글이 달리면 그 다음 달의 글은 더 잘쓰고 싶어서 더 신경쓰고 의식했다. 그런 행동이 실제로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겠지만 부담스러울때도 있었다. 그리고 잘 맞지 않은 책을 읽으면 독후감을 별로 안쓰고싶었는데 한 달동안 nn권의 책을 읽었다는 것을 보여주고싶어서(누구에게?) 어거지로 쓴 적도 많았다. 그럼 이때는 독후감을 좋아서 쓴 것인가 아니면 책읽는 사람이라는걸 말하기 위해서인가? 어느순간 너무 현타와서 이젠 블로그엔 올리지 않는다. 그리고 브런치에만 종종 올리려고 한다. 그런데 지금도 약간은 의식하는 습관이 남아있는듯하다.
"취미를 가꿀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있을 경우, 특히 그 취미를 '잘'할 경우, 취미로 돈을 벌어 보라는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베이킹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가 만든 과자를 파티에 가져오면, 우리가 그에게 해줄 줄 아는 유일한 칭찬은 이걸로 돈을 벌어도 되겠어요!다"
그림그리는걸 좋아하는데 그린걸 친구들에게 보여주면 그쪽으로 더 그려서 팔아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부업으로 하는 것도 처음 만들었을 때 친구가 '팔아도 되겠다'라고 해서 사업자내고 2년간 유지하고있다. 수익이 있으니 좋긴 하지만 잘하는 취미로 돈을 벌지 않으면 더 행복할까? 근데 그러면 또 그 시간이 아깝진 않을까? 왜이렇게 돈(효율)에 집착하나. 순수하게 좋아하는 건(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찾기가 어렵다. 왜냐면 그걸 찾을 동안 드는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서일까.
"어떤 한 사람이나 여러 사람을 알아가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쏟는 것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온종일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긴 일과를 보내고 나면 반려동물과 개인적으로 교감하는 것 외에 다른 누군가와 교류할 에너지는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알아가기 위해 시간을 오래 투자하는게 너무 귀찮고 안내킨다. 왜냐면 한 번 본다고 완전히 알 수도 없고 심지어 몇 년을 알고 지내도 제대로 알기가 어려우니까. 그래서 책을 읽는다. 특히 심리학 읽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더 짧은 시간에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싶어서. 이것도 너무 효율적인가? 근데 이렇게 파악하려고 하는게 재밌기도 하다. 아무튼 내 할 일을 하고 나서는 누군가를 알아갈 만큼의 정신적 에너지가 사라지는 거 같긴 하다.
이 책을 읽고나서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바쁘게 살아온 요즘 애들이 쉬는 방법을 제대로 몰라서 악착같이?계속 노력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이걸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치만 난 성공(의 정의를 아직 모르겠지만)하려면 쉬는건 적당히 하고 자기 할 일에 집중해야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젊었을 때. 그리고 이렇게 노력하며 살아가는 요즘 애들은 자기한테 필요한 쉼도 분명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도서
결핍의 경제학-샌딜 멀레이션